[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김재환 영입 효과가 생각보다 클 것 같습니다."
미국 플로리다 1차, 일본 미야자키 2차 스프링 캠프를 마친 SSG 랜더스 이숭용 감독의 한 마디다. 이 감독은 '설레발'을 극도로 경계하는 지도자지만, 2026 시즌 선발 라인업 구상을 하며 "상대가 보면 빡빡할 것 같다. 쉬어갈 곳이 없어보이기는 한다"고 조심스럽게 전망했다.
SSG는 지난 시즌 정규시즌을 3위로 마쳤다. 더 높은 순위였다면 좋았겠지만, 이 감독 2년차 만족스러운 성적. 구단은 시즌이 끝나기도 전에 이 감독에게 재계약 선물을 안겼다.
그리고 비시즌 또 하나의 변화가 있었다. 두산 베어스에서 김재환을 영입했다. MVP, 홈런왕 출신. 실력도 실력이지만 두산 색깔이 매우 강한 선수의 영입. 우여곡절도 있었다. 김재환이 두산과의 4년 FA 계약 후 옵트아웃 조항을 계약서에 삽입했던 걸 많은 사람들이 모르는 상황에서, 그가 시장에 나온다고 하자 두산에서 난리가 났다. 김재환은 '배신자' 프레임에 갇혔다. 그 선수를 데려오는 것 자체가 부담이었다. 여기에 '사전 밀약설'까지 흘러나왔다. SSG 내부에서는 "이렇게까지 해서 영입해야 하나"라는 얘기도 나왔지만, SSG는 김재환 영입을 밀어붙였다.
언뜻 보면 중복 영입 같다. 김재환은 좌익수가 주포지션인 외야 자원. 한유섬과 역할이 겹친다. SSG 좌익수 포지션에는 에레디아라는 붙박이 주전이 있다. 김재환이 지명타자 자리를 혼자 독차지 해야하는 데 그것도 위험하다. 최정, 한유섬 등 주축 선수들 나이가 많다. 지명타자로 들어가며 수비에서 쉬어줘야 한다.
그럼에도 SSG가 22억원 거액을 투자한 이유가 있다. 뭔가 마지막 점 하나가 찍히는 느낌이었기 때문이다. 최정은 30대 후반이 되가지만 여전히 홈런을 뻥뻥 쳐낸다. 하지만 최정 외에는 뭔가 부족하다. 홈런을 치기 쉬운 랜더스필드를 홈으로 쓰면서 말이다. 에레디아는 중장거리 유형이다. 한유섬도 힘이 점점 떨어진다. 고명준에게 큰 기대를 했지만, 아직은 경험이 더 필요하다. 중심에서 20~30홈런을 쳐줄 타자 한 명만 더 있다면 '완벽'의 느낌을 줄 수 있을 것 같았는데 기가 막히게 김재환이 시장에 나왔다.
김재환도 너무 넓은 잠실구장에 지쳐갈 때였다. 돈을 떠나 홈런왕으로서의 개인 명예 회복을 하고 싶다. 이 감독은 "물론 좁은 구장이라고 무조건 홈런을 치는 건 아니다. 하지만 김재환의 훈련 모습을 보니, 아직 한참 더 홈런을 칠 수 있는 선수구나 느낌이 온다. 이렇게 열심히 하는 선수에게는 구장 복이 올 수도 있다. 잘할 것 같다. 우리가 원하는 홈런 개수를 채워줄 것 같다"고 진지하게 말했다.
김재환이 오니 정말 중심이 탄탄해졌다. 박성한-에레디아-최정-김재환-고명준-한유섬-최지훈-조형우-정준재가 선발이라고 가정해보자. 정말 쉬어갈 타순이 없다. 심지어 8번 조형우도 두자릿수 홈런이 가능한 포수다. 다 크게만 치면 팀 망가진다. 정준재와 같은 살림꾼들도 역할이 필요한 법이다. 박성한, 최지훈의 존재에 대해서는 이제 더 이상 설명이 필요 없다.
이 감독은 그러면서 "올시즌 우리 타선이 정말 무서워지려면, 키 플레이어는 고명준이다. 나는 늘 고명준에게 30홈런을 얘기한다. 고명준 앞 타순까지는 내가 봐도 상대하기 힘들다. 그 찬스에서 고명준이 얼마나 해결해주느냐의 싸움"이라고 강조했다.
과연 SSG는 새롭게 탄생한 '핵타선'으로 2026 시즌 어디까지 올라갈 수 있게 될까. 벌써부터 그 결과가 궁금해진다.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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