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의 축제, 월드컵이 전례 없는 혼돈에 빠졌다. 이란이 90일 앞으로 다가온 2026년 북중미월드컵 '보이콧'을 선언했다. 초유의 사태다.
아흐마드 도냐말리 이란 체육청소년부 장관은 최근 이란 국영TV와 인터뷰에서 "미국의 침공으로 최고 지도자인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가 살해된 상황이다. 이란의 월드컵 참가는 불가능하다"며 "우리나라 대표팀 선수들이 미국에서 안전하지 않을 것이다. 미국은 불과 8~9개월 만에 우리에게 두 차례 전쟁을 강요했다. 수천 명의 우리 국민을 죽이고 순교하게 했다. 이번 월드컵 참가는 분명히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이란이 최종적으로 월드컵을 보이콧하면 준비 비용 보전금 150만달러, 조별리그 경기 출전비 등 최소 1050만달러(약 155억원)를 날린다. 또 최소 25만스위스프랑(약 4억7259만원)에서 최대 50만스위스프랑(약 9억4518만원)의 벌금을 내야 한다. 한동안 국제 축구계에서도 퇴출된다. 2030년 월드컵 아시아 예선에서 제외될 가능성이 높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이 계속되고 있고, 이란이 이스라엘과 중동 내 미국 관련 시설을 보복 공격하면서 세계 정세가 복잡하게 돌아가고 있다. 월드컵에 미칠 영향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미국은 이번 월드컵의 공동 개최국 중 하나다. 이란은 아시아 예선을 통해 4회 연속 본선 진출에 성공했다. 북중미월드컵에선 뉴질랜드-벨기에-이집트와 G조에 묶였다. 이미 확정된 대진대로라면 이란은 세 경기 모두 미국에서 치른다.
앞서 지아니 인판티노 FIFA 회장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만나 다가오는 월드컵 준비 상황, 개막을 앞두고 고조되는 기대감에 관해 얘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대표팀이 미국에서 열리는 대회에 출전하는 것을 당연히 환영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진 직후 이란 체육청소년부 장관은 "월드컵 참가 불가"를 외쳤다. 이란 대표팀의 월드컵 참가 여부는 미궁에 빠졌다.
영국의 'BBC'는 '이란이 월드컵 출전을 포기할 경우 FIFA는 대체 국가를 선택할 재량권을 갖고 있다. 하지만 누가 그 자리를 차지할지는 불분명하다. 가장 유력한 후보는 아시아축구연맹(AFC) 소속 이라크 또는 아랍에미리트(UAE)로 꼽힌다. 그러나 FIFA 규정에 따르면 대체 국가는 같은 연맹 소속일 필요는 없다'고 전했다.
중국은 내심 대체 출전을 기대한 모습이다. 그러나 현재 상태로는 어렵다고 인지했다. 중국 언론 소후닷컴은 12일 '현 상황이라면 월드컵 출전권 획득을 간절히 바라던 중국 축구 팬은 실망하게 될 것이다. 중국은 (대체) 후보 자격을 얻을 수 없다. 중국 축구 팬은 이성적으로 행동해야 한다. 중국이 월드컵에 참가할 실력이 없다면 잘못된 길로 참가하면 안 된다. 자칫 월드컵 참사를 일으킨다고 해서 체면을 구길 수도 있다'고 했다.
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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