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국제 대회에서 우리 투수들의 구속이 다른 나라에 비해 떨어지는 건 사실이다."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17년 만에 8강행을 이끌었던 류지현 감독이 지적한 과제다. 타선에선 문보경(LG 트윈스), 김도영(KIA 타이거즈), 김주원(NC 다이노스) 등 미래를 기대케 할 만한 젊은 피들의 가능성을 확인했지만, 마운드에선 42세 베테랑 노경은(SSG 랜더스)이 가장 좋은 활약을 펼쳤다는 평가를 받았을 만큼 새 얼굴 찾기가 쉽지 않았다.
대회 기록도 투수 육성의 중요성을 말하고 있다. 이번 대회에 나선 한국 투수들의 직구 평균 스피드는 91마일로 3년 전(91.1마일)보다 느려진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본선 1라운드에서 맞붙었던 대만은 2023년 89.8마일에서 93.5마일로 크게 증가한 것을 넘어 일본(94.6마일)에 근접한 수치까지 올라갔다. 세계 야구의 트렌드로 자리 잡은 '구속 혁명'에서 KBO리그만 뒤쳐진 것 아니냐는 물음표가 떠오르고 있다.
일본에서도 비슷한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에서 각각 초빙교수 및 연구원 생활을 했던 기무라 간 고베대 국제협력연구과 교수는 뉴스위크 일본판에 게재한 칼럼을 통해 "한국이 도미니카공화국에 콜드패하며 탈락했으나, 크게 실망하는 목소리는 없다. 애초에 이번 대회 열세가 지적돼 왔기에 17년 만의 8강행이 오히려 '대선전'으로 여겨지고 있다"고 적었다. 이어 "이럼에도 8강 탈락은 한국 야구가 여전히 침체기에 있다는 걸 말한다. 류지현 감독이 말한 것처럼 한국의 투수력은 뒤떨어지고 있다. 8강행 승부처로 여겨졌던 대만전에 류현진(한화 이글스), 노경은을 내세운 것은 결국 젊은 투수 육성 실패를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기무라 교수는 한국 야구의 투수 기근 원인을 구조적 문제에서 찾았다. 그는 "한때 한국 야구는 이렇지 않았다. 박찬호, 김병현 등 한국 선수들의 메이저리그 진출을 이끈 건 투수들이었다. 이런 한국이 투수를 육성하지 못하고 있는 건 KBO리그 성적을 보면 알 수 있다. 최근 수 년간 외국인 투수들이 다승 상위를 차지하고 있고, 각 팀의 로테이션도 외국인 선수 위주로 돌아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2000년대 후반 야구 붐이 일면서 프로팀은 늘어났지만 고교팀은 100개 이하다. 한정된 선수층 속에 팀이 늘어나다 보니 자연스럽게 투수 기근에 시달렸고, 이를 외국인 선수로 채웠다"며 "각 구단이 성적을 위해 젊은 선수 육성보다 즉시 전력감인 외국인 투수 영입에 치중하면서 의존도를 높였지만, 외국인 숫자는 한정된 제도 속에서 결국 '타고투저' 현상은 심화됐다"고 덧붙였다.
사회적 관점의 시각도 드러냈다. 기무라 교수는 "이런 현실 속에서도 KBO리그는 지난해 관중 수 1200만명 시대를 맞이하며 비즈니스로서 성공했다"며 "이렇게 보면 한국 야구의 외국인 투수 의존은 경제 성장 과정과도 연동돼 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은 경제 성장과 저출산 고령화가 진행되는 가운데 임금 상승, 인력 부족이 동시 진행되고 있고, 기업은 이익에 포커스를 맞춰 대졸자(신인 선수) 대신 경력자(외국인 선수)를 선택한다. 청년은 일회성으로 소비되고, 성장 기회를 잃은 그들의 사회적 불만은 증가하고 있다"며 "이런 한국 사회의 구조적 문제가 원인이라면 한국 야구의 침체기도 간단히 해결되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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