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충=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우리가, 김천으로 간다. 실바는 물론이고, 우리 선수들 너무 대단하고 고맙다. 집중력에서 앞선 덕분에 이긴 것 같다."
매년 1000득점을 해주는 슈퍼에이스가 있는데, 정규시즌 14연패를 할만큼 진흙탕을 굴렀다. 어둡고 긴 터널을 빠져나와 마침내 빛나는 무대에 올라섰다.
GS칼텍스는 28일 진에어 2025~2026시즌 V리그 현대건설과의 플레이오프에서 세트스코어 3대0으로 승리, 챔피언결정전 진출을 확정지었다. 상대는 정규리그 1위팀 도로공사다.
실바가 여느때처럼 32득점을 올렸지만, 히든카드 권민지의 13득점 알토란 활약이 빛난 경기였다. 코트 분위기를 끌어올리는 세리머니는 덤. 경기 후 만난 이영택 GS칼텍스 감독은 "믿음의 배구다. 분명히 해줄 거라고 생각했다. 상대가 실바를 집중마크하니까, 반대쪽에서 권민지가 해줘야 경기가 잘 풀린다"라며 씩 웃었다.
"권민지는 항상 밝고 에너지가 넘치는 선수다. 최가은과 동기인데, 코트 분위기를 둘이 주도한다. 시너지 효과가 엄청나다."
대한항공 선수로 15시즌을 뛰었고, 2015년부터 지도자 생활을 시작했다. 공교롭게도 그 팀이 다름아닌 현대건설이다. 이영택 감독은 "첫 시즌에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했다. 그게 마지막이었다"고 돌아봤다. 이후 KGC인삼공사(정관장), GS칼텍스 등 비교적 하위권 팀에서 리빌딩 전문가로 활약했다.
이날은 현대건설 양효진의 선수 커리어 마지막 경기였다. 한때 사제관계였던 이영택 감독이 경기 후 찾아가 '오랫동안 고생 많았다'며 악수를 건넨 이유다. 그는 "1차전 그렇게 안됐는데 오늘 또 잘하는 거 보면 정말 대단한 선수다. 앞으로 나도 효진이 같은 선수를 키워내고 싶다. 한편 감독으로선 아 어떻게 막아야되지? 하고 고민할 스트레스를 하나 덜게 됐다"며 웃었다.
플레이오프를 2전 전승으로 끝내면서 3일의 시간을 벌었다. 이날 3세트쯤 되자 정말로 지친 기색이 역력했던 지젤 실바를 생각하면 천금같은 회복시간이다. 사령탑 역시 "굉장히 힘든 상황인데, 정말 다행스럽다"며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실바 덕분에 나도 자신감이 붙었다. 훈련보다는 회복과 컨디션 유지에 집중하겠다. 남은 건 육체는 정신이 지배한다는 마음으로, 정말이지 정신력에 기댈 뿐이다. 다행히 우리 선수들이 부담감을 완전히 씻어낸 것 같다. 기회라는게 자주 오는게 아니니까, 꼭 한번 잡아보고 싶다."
상대 도로공사는 갑작스런 사령탑 교체로 혼란에 빠져있는 상황. 이 또한 GS칼텍스 입장에선 기회라면 기회다. 이영택 감독은 "김종민 감독님과 '김천에서 보자'고 통화도 하고 그랬는데, 같이 하지 못하게 된게 참 마음이 아프다. 한편으론 우리에겐 기회니까, 잘 준비해보겠다"고 의지를 다졌다.
장충=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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