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명의 박진만 선생.
삼성 라이온즈 박진만 감독은 1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전을 앞두고 '주사 효과'에 대해 얘기했다.
박 감독은 롯데 자이언츠와의 개막 2연전이 잘 풀리지 않자, 31일 열린 두산과의 3연전 첫 번째 경기에 김영웅을 1번으로 투입하는 파격 결정을 내렸다.
김영웅은 롯데 2연전에서 9타수 무안타를 치는 최악의 부진을 겪고 있었는데, 그 선수를 1번에 가져다놓은 것이다. 김영웅은 전형적인 파워 히터로, 1번에 어울리는 유형도 아니었다.
박 감독은 "아프면 주사를 맞지 않나. 극약 처방을 한 거다. 팀 분위기도 바꿔보고, 뒤에 중심 타선을 의식한 상대 투수들이 김영웅과 적극적 승부를 해주기를 바란 결정"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김영웅은 31일 경기 13타수 무안타까지 갔다. 그리고 연장 10회 5번째 타석에서 꿈에 그리던(?) 안타를 때려냈다.
김영웅 1번 투입은 성공이었을까, 실패였을까. 박 감독은 "주사도 맞고 나서 하루이틀 지나야 효과가 나오지 않느냐"며 웃었다. 이어 "전날 마지막 타석 안타가 나왔다. 이미 바닥을 찍었다. 올라갈 일만 남았다"고 제자를 응원했다.
일단 파격 1번 카드는 접었다. 7번으로 내려줬다. 첫 안타로 마음의 짐을 덜었으니, 마음껏 휘두르라는 메시지. 그렇게 2차전이 시작됐다. 주사 효과는 확실했다. 김영웅은 1회 첫 타석부터 두산 선발 최승용을 상대로 1타점 적시타를 때려냈다. 13타수 무안타를 끝내니, 두 타석 연속 안타가 터졌따. 그리고 5회에는 1사 후 주자 없는 상황에서 최원준을 상대로 좌중월 2루타까지 때려냈다. 우리가 알던 김영웅의 그 호쾌한 타격이 나왔다.
방망이 뿐 아니었다. 이날 경기 초반 수비에서 어려운 타구들을 연달아 처리하며 선발 양창섭의 호투를 도왔다. 그 덕에 삼성은 13대3 대승을 거두고 KBO리그 최초 3000승 팀이 됐다.
주사를 제대로 놓은 박 감독은 경기 후 "김영웅이 타격과 수비에서 집중력이 매우 좋아진 모습이었다"며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대구=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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