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스포츠조선 김민경 기자] KIA 타이거즈 좌완 이의리가 또 기대에 못 미치는 투구를 펼쳤다.
이의리는 4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KBO리그' NC 다이노스와 경기에 선발 등판해 2⅔이닝 4안타(2홈런) 6볼넷 5삼진 3실점에 그쳤다. 시즌 평균자책점은 13.50이다.
이의리는 직구(44개) 슬라이더(16개) 체인지업(11개) 커브(5개)를 섞어 던졌다. 직구 최고 구속은 151㎞, 평균 구속은 147㎞로 형성됐는데, 제구가 안 되면 위력은 반감됐다. 76구 가운데 볼이 33구나 됐다.
2경기 연속 조기 강판이다. 이의리는 지난달 29일 인천 SSG 랜더스전에 시즌 첫 등판에 나서 2이닝 4안타 3볼넷 1삼진 4실점에 그쳐 패전을 떠안았다. 이날도 5이닝은커녕 3이닝도 채우지 못한 채 마운드를 내려와야 했다. 2경기 통틀어 고작 4⅔이닝이다.
또 제구가 말썽이다. 제구는 2021년 1차지명으로 KIA에 입단한 이의리의 고질병이다. 국가대표 좌완 에이스로 성장하던 시기에도 제구 불안은 늘 이의리가 안고 있는 숙제였다.
이의리는 2024년 6월 팔꿈치 수술을 받으면서 데뷔 이후 처음 푹 쉬는 시간을 보냈다. 1년의 재활을 거쳐 지난해 후반기 마운드에 복귀했는데, 아직은 밸런스나 실전 감각을 완전히 회복하려면 시간이 필요해 보였다. 10경기에서 1승4패, 39⅔이닝, 평균자책점 7.93으로 부진했다.
올 시즌을 이의리는 어느 해보다 비장하게 준비했다. 지난해 11월 마무리캠프부터 올해 스프링캠프까지 어떻게 하면 스트라이크를 많이 던질 수 있을지 고심하고, 훈련하며 교정하는 시간을 보냈다.
이제 개막 2경기라고 하지만, 캠프에서 흘린 땀들이 외면받는 기분일 듯하다.
이의리는 이날 1회 선두타자 김주원에게 좌월 홈런을 얻어맞아 0-1 선취점을 뺏겼다. 체인지업이 김주원의 배트에 제대로 걸렸다. 박민우의 우익선상 2루타, 맷 데이비슨의 좌전 안타가 이어져 무사 1, 3루 위기에 놓였다. 이의리는 박건우와 김휘집을 연달아 헛스윙 삼진으로 처리, 2사 1, 3루까지 버텼다. 김형준 타석 때 박민우가 폭투로 득점해 0-2가 됐다. 안 줘도 될 점수를 준 것.
2회초에도 이의리는 선두타자 신재인에게 좌월 홈런을 얻어맞았다. 초구 슬라이더를 공략당했다. 1사 후 이의리가 김주원과 박민우를 연속 볼넷으로 내보내자 불펜에서 황동하가 몸을 풀기 시작했는데, 데이비슨과 박건우를 연달아 헛스윙 삼진 처리해 이닝을 매듭지었다.
이의리는 3회초에도 마운드에 섰으나 결국 교체를 피할 수 없었다. 1사 후 김형준을 상대할 때 2스트라이크까지 잡은 상태에서 연속 볼 4개를 던져 볼넷을 내준 게 가장 아쉬운 대목이었다. 이우성을 루킹 삼진으로 잡아 2사 1루. 신재인과 최정원을 연속 볼넷으로 내보내 2사 만루가 됐다.
6번째 볼넷을 허용한 순간. 이범호 KIA 감독의 인내심은 여기까지였다. 결국 이의리는 황동하로 교체됐다.
황동하가 2사 만루에서 김주원을 좌익수 뜬공으로 돌려세우면서 이의리의 추가 실점은 막았다.
이 감독은 경기에 앞서 이의리를 향한 기대감을 묻자 "전에도 공이 나쁘지는 않았다. SSG전에 안타 맞고 그랬으니까. 투구 수가 많아서 첫 등판이기도 하고, (황)동하도 있어서 일찍 바꿨다. 오늘(4일)은 90구 생각하고 있다. 어떤 방향으로 갈지 모르겠지만, 좋은 방향이면 90구까지 채워야 한다. 다음 등판을 위해서도 투구 수가 중요하다. 투구 수가 많아지면 동하를 붙여서 가려고 생각 중"이라고 밝혔다.
이의리는 90구를 채우지 못했어도 76구나 던졌는데, 5이닝 근처도 가지 못했다. 이의리를 비롯해 양현종과 김태형까지 KIA는 국내 선발투수의 약점을 보강하지 못하면, 상위권 도약 또는 유지가 매우 힘들어질 수밖에 없다. 가장 좋은 것은 세 선수가 갈수록 나은 투구를 펼치는 것이지만, 시즌 초반 부진이 반복되면 KIA는 어떻게든 조치를 취해야 할 수밖에 없다.
광주=김민경기자 rina113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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