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장동=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정말 홀가분하게 떠나는 것 같네요."
'레전드' 양효진의 선수로서의 마지막 일정이었다. 양효진은 13일 서울 광진구 비스타워커힐서울에서 열린 진에어 2025~2026 V리그 시상식에 참석해 여자부 '베스트7' 미들블로커 부문과 신기록상을 수상했다. 올 시즌 후반기에 현역 은퇴를 선언한 양효진은 소속팀 현대건설이 플레이오프에서 탈락하면서, 자신의 선수로서의 모든 경기 일정을 끝냈다. 은퇴식도 지난 8일 이미 치른 상태다. 현대건설 한팀에서만 19년을 뛴 양효진의 등번호 14번은 영구결번 처리됐다.
그리고 맞이한 자신의 마지막 시상식. 은퇴하는 시즌에서조차 리그 최고의 선수로 꼽힌 양효진이다. 그러나 그의 표정은 평소처럼 밝고 또 홀가분해보였다. "솔직히 지금까지도 은퇴 실감이 나지 않는다"는 양효진은 "플레이오프가 끝나고 배구 생각을 안하고 쉴 수 있는 게 처음이었다. 컨디션도 생각 안하고, 불안감도 없이 푹 쉬었다. 일본 여행도 잠깐 다녀왔는데 원 없이 돌아다닌 것 같다"며 웃었다.
아직 앞으로 어떤 일을 할지 구체적으로 결정하지는 않았다. 절친한 언니인 김연경조차 '이제 뭐 할 거냐'고 물어봤을 정도. 양효진은 "이제 백수다. 정말 아무 계획이 없다고 말했더니 연경언니가 잘해주더라"고 웃으면서 은퇴 번복 가능성도 없다고 선을 그었다. 양효진은 "현대건설 동료들이 '번복하고 만우절 거짓말이라고 해달라. 책임은 자기들이 지겠다'고 하더라. 겉으로 티는 안냈지만 몇년 전부터 계속 그만두고 싶었다. 다른 분들에게는 갑작스러울 수 있지만, 저는 몇년 전부터 은퇴를 생각했기 때문에 오히려 홀가분하게 은퇴할 수 있을 것 같다"며 코트에 미련을 두지 않고 떠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후배들에게도 고마움을 표현했다. "후배들에 정말 잘 대해줬다. 나는 은퇴 이야기를 꺼내고 나서도 울지 않으려고 많이 노력했다. 은퇴식에서도 그렇고. 그런데 팀 동료들이 먼저 울음을 터뜨리고, 아시아쿼터인 자스티스도 울어서 사실 당황했다. 이렇게까지 나를 생각해주는구나 싶어서 거기서 감정이 많이 북받쳐올랐다"면서 현대건설 후배들에게 거듭 고마움을 전했다.
당분간은 가족들과의 시간 그리고 자녀 계획도 세워볼 예정이다. 양효진은 "지금이 늦었다고 생각되지만 가장 빠른 시기이기도 하다. 자녀 계획도 생각 안할 수는 없는 것 같다. 남편도 체격이 있기 때문에 자녀가 잘 태어나면 스포츠쪽으로 뭔가 괜찮을 것 같다"고 농담도 하면서, 이제 프로배구선수가 아닌 자연인 양효진으로 새로운 인생 출발을 알렸다.
광장동=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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