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한 시대가 이렇게 끝나는 걸까.
메이저리거들의 '탈 보라스' 현상이 가속화 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미국 디애슬레틱은 14일(한국시각) '필라델피아 필리스 내야수 알렉 봄이 스캇 보라스와의 에이전트 계약을 해지했다'고 전했다. 봄은 자신의 데뷔 초창기 에이전트였던 닉 차녹과 다시 손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보라스는 지난 30년 간 메이저리그 최고의 에이전트로 활약해왔다. 후안 소토(뉴욕 메츠), 브라이스 하퍼(필라델피아 필리스), 코디 벨린저(뉴욕 양키스) 등 그를 거쳐간 선수들의 면면도 화려하다. 특히 소토에게는 15년 7억5000만달러(약 1조1030억원)의 메이저리그 역대 최고 규모 계약을 안겨 '역시 보라스'라는 평가를 받았다. 2010년 이후 KBO리그에서 빅리그의 문을 두드리는 선수들을 대리해 성과를 이끌어내기도 했다. 한화 이글스에서 뛰다 포스팅을 거친 류현진을 대신해 토론토 블루제이스와 협상에 나서 마감 30초를 남겨두고 6년 총액 3600만달러(약 529억원) 계약을 이끌어낸 것과, 2024년 이정후를 대리해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로부터 마이너리그행 거부권이 포함된 6년 총액 1억3000만달러(약 1910억원) 계약을 맺은 게 대표적이다.
보라스는 선수들에겐 거액을 가져다 주는 것 뿐만 아니라, 자신이 운영하는 보라스 코퍼레이션을 통해 계약 외에도 훈련, 재활에도 도움을 주는 토털 케어 서비스를 제공하는 '수호천사'였다. 반면 구단에겐 갖은 수를 써서 계약을 이끌어내는 '악마' 취급을 받았다. 특히 선수 가치를 부풀려 소위 '먹튀' 계약을 종종 이끌어내 '사기꾼'이라는 달갑지 않은 별명까지 얻었을 정도다.
미국 매체 래리브라운스포츠는 '최근 수 년간 여러 선수들이 보라스 코퍼레이션을 떠나고 있다'고 전했다. 선수들이 보라스를 떠나는 이유는 여러가지로 분석된다. 거대한 보라스 코퍼레이션은 그만큼 대리하는 선수의 숫자도 많다는 점에서 '밀착 케어'는 쉽지 않다는 문제가 있다. 보라스가 올해 74세에 접어들면서 '은퇴'라는 단어가 이상하게 들리지 않을 정도로 세월이 흐른 문제도 있다. 최근 데뷔하는 젊은 선수들의 니즈에 맞춘 새로운 에이전트의 등장 역시 '탈 보라스 현상'을 가속화 시키는 원인으로 꼽힌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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