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전 구장 1점차 승부, 3경기 연장, 방화에 방화에 방화...
2026년 4월28일. KBO리그에 '마'가 낀 날이었다고 해야 할까.
치열함을 넘어 처절했다. 경기 막판 도저히 종잡을 수 없는 장면들이 연출됐다. 이렇게 시나리오를 쓰라고 해도 쓰기 힘든 순간들이 전쟁터를 피 말리게 했다.
5개 구장 모두 1점차 승부. 그 중 3개 구장은 연장 접전. 재밌는 건 무승부도 없었다. 다 승패가 나뉘었다. KIA 타이거즈와 NC 다이노스의 창원 경기만 그나마 '야구다웠다'고 할 수 있었다.
도대체 어떤 일이 있었는지 다 설명하려면 수천자를 적어도 부족할 듯. 여기저기서 방화의 연속이었다. 필승조, 마무리 투수들이 약속이나 한 듯 모두 쓰러지고 정말 '어느 팀 불펜이 더 약하냐' 경쟁을 보는 느낌을 줄 정도로 '복불복' 게임들이 판을 쳤다. 진 팀들은 너무나 아쉽고 허무할 따름이었고, 이긴 팀들도 '우리가 잘해서 이긴 거 맞나' 자조 섞인 미소를 지었을 듯 하다.
경기를 보는 팬들은 너무 재밌다. 손에 땀을 쥐게 한다. 특히 야구를 오래 보지 않은 젊은 팬들이나 나이 상관 없이 초보 팬들이라면 누가 이길지 알 수 없는 이 긴장감에 야구에 더 매료될 수도 있을 것이다.
KBO리그는 지난 2년간 '역대급' 인기를 구가하고 올해 사상 최초 1300만명 관중 돌파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미 지난 25일 역대 최소 경기 200만명 관중을 달성했다. 이렇게 야구가 재밌으면, 1300만명 관중 '청신호'가 켜진다고 봐도 된다.
하지만 흥행만으로 기뻐할 때가 아니다. 이날 뿐 아니다. 올해 KBO리그는 '불펜 전쟁'이다. 문제는 그 수준이 너무 떨어진다는 것이다. 안그래도 개막부터 불펜 필승조가 확실히 돌아가는 팀이 거의 전무했고, 뒤집어지는 경기가 나오기 일쑤였다. 심지어 불펜이 강하다고 평가받은 LG 트윈스, KT 위즈, SSG 랜더스 등도 마찬가지였다.
여러 원인들이 있었다. 기대를 모았던 아시아쿼터 선수들이 대부분 수준 이하다. 오히려 웰스(LG), 왕옌청(한화) 선발들만 힘을 내고 있다. 또 부상 악몽도 많다. LG는 11세이브 마무리 유영찬이 수술대에 오를 예정이고, 두산 베어스도 김택연이 어깨 부상으로 장기 이탈을 예고하고 있다. KIA 정해영, 롯데 자이언츠 김원중, 한화 이글스 김서현은 극도의 부진으로 마무리 자리를 내려놨다. 믿었던 KT 박영현도 이날 LG를 상대로 충격의 블론 세이브를 기록했다.
위에서 언급했듯이 이렇게 경기 막판 역전, 역전을 주고받으면 보는 사람은 너무 흥미롭지만 현장은 피가 마른다. 내부적으로 상처가 난다. 한 시즌을 끌고갈 동력을 잃는다. 계산이 서지 않기 때문이다. 과부하가 발생하고, 선수 컨디션이나 경기 내용이 그에 따라 어떻게 바뀔지 예측 불가다.
또 야구 본질적으로 절대 반길 수 없는 일이기도 하다. 재미도 당연히 중요하지만, 야구 자체에서 느끼는 재미가 우선이 돼야 한다. 야구가 아닌 불장난이 돼버리면, 정말 야구를 좋아하는 충성팬들이 떨어져나갈 수밖에 없다. 매 경기 이런 모습이 반복되면 보는 사람도 지칠 수밖에 없다.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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