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현석 기자]잔잔한 듯 보였던 바람은 어느새 돌풍이 됐다. 승격 경쟁을 흔들 '다크호스'의 등장이다.
'기회의 땅'인 2026년 K리그2, 승격을 향한 문이 크게 열린 만큼 경쟁도 뜨겁다. 우승과 준우승 팀이 K리그1으로 직행, 3~6위는 플레이오프(PO)를 통해 1부행을 노린다. 3개팀이 1부 구단과의 맞대결 없이 승격할 수 있는 상황인 만큼, K리그2 구단들의 승격 의지는 개막 직후부터 타올랐다. 17개팀 체제에서 2로빈, 평소보다 적은 경기 수는 변수가 생기기 쉬운 환경이다. 개막 직후 부진이 마지막까지 발목을 잡을 수 있다. 초반 돌풍이 후반 상승세의 초석이 될 가능성도 충분하다.
당초 승격 유력 후보로 여겨졌던 후보들은 초반 부진에 허우적거리고 있다. 16위까지 떨어진 전남 드래곤즈와 9위, 10위에 각각 자리한 김포FC, 성남FC는 지난 시즌 플레이오프권에 올랐거나, 오를 뻔했던 팀들이다. 올 시즌은 꾸준하지 못한 성적으로 좀처럼 플레이오프권과 격차를 쉽게 좁히지 못하고 있다.
예상과 현실 사이, 틈은 생기기 마련이다. 초반 뜨거운 상승세로 도약을 꿈꾸며, 그 사이를 비집고 나오는 팀들이 있다. 무패 행진을 달리며 기세를 다진 7위 천안시티FC(승점 14)와 4위 화성FC(승점 15)다. 두 팀은 각각 7경기(3승4무), 4경기(3승1무)에서 패배 없이 순항하며, 순위를 끌어올렸다. 승격 레이스 판도를 흔들 다크호스로서 경쟁의 열기를 더하고 있다.
7경기에서 패배가 없는 천안은 박진섭호 특유의 끈끈하고 단단한 축구가 돋보인다. 박 감독이 초점을 둔 부분은 수비다. 지난 시즌 70실점을 허용하며 K리그2 최다 실점을 기록했던 천안은 올해 9경기에서 9실점에 그쳤다. 수원삼성(7실점)에 이은 K리그2 최소 실점 2위, 경기당 0.79실점이 줄었다. 전력에서 열세인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구성한 스리백 위주의 전술이 힘을 발휘했다. 최준혁 최규백 등을 중심으로 한 스리백의 경기력이 확실한 상승세다. 직전 6경기 4실점만을 허용했다. 라마스와 사르자니도 적재적소에 활약하며, 승점 3점을 챙길 수 있는 팀으로 변모했다.
화성은 거센 바람의 중심이다. 4경기 무패, 화성은 어느새 플레이오프에 나설 수 있는 5위까지 올라섰다. 지난해 창단해 K리그2에 들어왔음에도 차두리 감독 체제에서 빠르게 조직력을 쌓아갔다. 초보 감독, 초보 구단임에도 14위 중 10위로 시즌을 마쳐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2년 차에 접어든 올해는 더 진일보했다. 높은 에너지 레벨을 바탕으로 강한 압박과 짠물 수비를 선보이며 상대를 괴롭혔다. 이번 무패 기간 전남(1대0 승), 김포(2대2 무), 이랜드(2대1 승) 등 승격 후보들을 상대로 대등한 경기력을 펼쳤다.
열을 올리는 승격 도전의 틈바구니, 고요하게 몰아치는 돌풍. 천안과 화성은 기회를 잡을 준비를 마쳤다.
이현석 기자 digh1229@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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