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MVP 됐을 때 감사한 마음 없었다", 벨린저 얼마나 거만했던 건가? 지옥같은 2년 보내고 '성숙'을 떠올린다

뉴욕 양키스 코디 벨린저가 지난 3일(한국시각) 볼티모어 오리올스전에서 홈런을 날리고 더그아웃으로 들어와 동료들의 환영을 받고 있다.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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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뉴욕 양키스 코디 벨린저의 방망이가 5월 들어 더욱 뜨거워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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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린저는 8일(한국시각) 양키스타디움에서 열린 텍사스 레인저스와의 홈경기에 3번 우익수로 출전해 4타수 3안타 2타점 2득점 1볼넷을 올리며 9대2 승리를 이끌었다.

1회말 1사 3루서 우익수를 관통하는 3루타를 터뜨려 타점을 올렸고, 6회에는 볼넷으로 나간 뒤 트렌트 그리샴의 2루타 때 홈을 밟았다. 같은 이닝 두 번째 타석에서는 2사 1,2루에서 좌전적시타를 날려 7-2로 점수차를 벌렸고, 8회에도 선두타자로 중전안타를 날린 뒤 후속타 때 득점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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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로써 벨린저는 시즌 타율 0.299(134타수 40안타), 5홈런, 28타점, 24득점, OPS 0.924를 마크했다.

5월 7경기에서 타율 0.538(26타수 14안타), 2홈런, 13타점, 6득점, 1도루, OPS 1.154를 마크했다. 이 기간 4번의 멀티히트 게임을 펼쳤고, 5개의 볼넷을 얻어냈다. AL에서 타점 공동 3위, 득점 공동 12위, OPS 9위, 타율 13위다. fWAR(1.7) 7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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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번 애런 저지, 3번 벨린저 덕분에 양키스는 26승12패로 AL 1위를 질주 중이다.

코디 벨린저가 8일(한국시각) 텍사스 레인저스전에서 1회 3루타를 날리고 있다. AP연합뉴스

우리가 알던 거포 벨린저가 아니다. 탁월한 선구안(discipline)이 그를 컨택트 히터로 만들었다. 올시즌 볼넷 23개를 얻은 반면 삼진은 그보다 적은 20개를 당했다. 그는 매시즌 삼진이 볼넷보다 훨씬 많았다. 2~3배가 기본이었다. 하지만 지금의 벨린저는 정확히 맞히는 타격에 집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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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넷율(14.4%), 삼진율(12.5%) 모두 2017년 데뷔 이후 가장 좋다.

스탯캐스트가 제공하는 거의 모든 지표에서 커리어 하이에 준하는 수치를 나타내고 있다. 배럴 비율(9.8%), 평균 타구속도(89.8마일), 기대 타율(0.303), 하드히트 비율(41.6%) 등이 MVP에 올랐던 2019년과 비슷한 수준이다. 특히 헛스윙 비율은 17.6%로 커리어 로에 해당한다.

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드(SI)는 '벨린저는 전체 타자들 중 기대조정OBA(0.383)가 상위 8%, 기대타율(0.303)은 상위 5%, 기대장타율(0.487)은 상위 14%, 스윗스팟 비율(42.5%)은 상위 7%, 정타비율(35.2%)은 상위 5%에 해당한다'며 '이같은 수치를 나타낸 것은 NL MVP에 오른 2019년 이후 처음이다. 작년보다 훨씬 강력한 잠재력을 뿜어낼 기회가 왔다'고 전했다.

코디 벨린저. AFP연합뉴스

벨린저는 지난해 타율 0.272, 29홈런, 98타점, OPS 0.813, bWAR 5.1을 올린 뒤 FA가 돼 양키스와 5년 1억6250만달러에 재계약하며 비로소 대박을 터뜨렸다.

양키스는 벨린저가 시카고 컵스에서 FA로 풀렸던 2023년 말에도 영입을 추진한 적이 있다. 좌타 거포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구단 내부에서 '파워 지표'가 매년 떨어진다는 진단을 내놓으며 반대해 결국 벨린저는 컵스와 재계약했다.

양키스가 그에게 다시 러브콜을 보낸 건 그해 12월이다. 트레이드를 통해 선발투수 코디 포팃을 내주고 벨린저를 데려왔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정확성을 높이려는 벨린저의 의지를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지난 겨울 브라이언 캐시먼 단장은 "FA 벨린저와의 재계약이 최우선 과제"라고 했었다.

LA 다저스 시절의 코디 벨린저. AP연합뉴스

사실 벨린저는 여전히 LA 다저스 프랜차이즈 스타 이미지가 강하다. 2017년 '올해의 신인'과 2019년 MVP 모두 다저스 유니폼을 입고 거머쥐었다. 이 때문에 컵스와 양키스에서 그가 FA로 풀릴 때마다 다저스와의 재결합 가능성이 언급됐다.

그러나 다저스는 2022년 말 벨린저를 논텐더로 쫓아낸 뒤 FA 시장에서 거액을 들여 데이비드 페랄타, 테오스카 에르난데스, 마이클 콘포토, 카일 터커를 영입해 매년 외야 라인을 바꿔 꾸렸다. 여기에 팀내 유망주였던 제임스 아웃맨과 앤디 파헤스를 중용했다. 벨린저에는 별다른 시선을 주지 않았다는 얘기다.

다저스도 NL에서 맹질주하고 있지만, 좌익수 에르난데스와 우익수 터커는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벨린저는 지난달 8일 양키스 매거진과의 인터뷰에서 "그런 세월들이 깜짝할 새 지나갔다. (다저스에서)MVP를 받았을 때조차 감사한 마음이 없었다. 당시에는 영원히 그런 수준으로 뛸 수 있을 거라고 기대했다"며 "전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선수이기도 했고, 정말 최악의 선수이기도 했다. 힘든 시기도 있었지만, 지금 되돌아보면 실패했었기 때문에 행복하다. 내 자신에 관해 알게 됐고, 나와 함께 한 사람, 나를 도와준 사람에 관해서도 알게 됐다. 그래서 정말 힘들었던 그 2년에 대해 감사한 마음"이라고 밝혔다.

힘들었던 2년이란 다저스에서 방출된 2022년 11월부터 컵스를 거쳐 양키스로 온 2024년 12월까지를 언급한 것으로 보인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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