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장종호 기자] 중국에서 희귀질환을 앓는 어린 딸을 살리기 위해 부부가 아이를 임신, 출산한 사례가 알려져 화제다.
홍콩 매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따르면 중국 광둥성에 사는 A(15)는 생후 3개월 때 지중해빈혈(탈라세미아, thalassemia) 진단을 받았다.
이 질환은 유전적 결함으로 인해 헤모글로빈이 결핍되는 혈액 질환으로, 심한 경우 평생 수혈 치료가 필요한 것으로 전해진다.
의료진은 부모에게 조혈모세포 기증자를 찾거나 새 아이를 낳아 제대혈을 활용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제대혈은 출산 직후 탯줄과 태반에서 채취하는 혈액으로, 조혈모세포가 풍부해 백혈병이나 혈액질환 치료에 활용된다.
하지만 집안 형편이 안 좋아 소녀는 비혈연 기증 이식을 받지 못했다.
A는 부모에게 "우리 집은 돈이 없으니 이식받고 싶지 않다"는 문자까지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부모는 또 다른 아이를 갖기로 결정했다. 2021년 막내 남동생이 태어났고, 검사 결과 A와 혈액형이 절반 정도 일치하는 '반일치 이식'이 가능하다는 진단이 나왔다.
이후 A는 몸속 철분 수치를 낮추기 위한 치료를 수년간 받았고, 올해 들어 이식이 가능한 상태가 됐다. 지역 사회와 익명의 기부자들이 치료비를 지원하면서 지난 4월 무료 이식 수술도 받을 수 있었다.
의료진은 현재 A의 조혈 기능이 점차 회복되고 있으며 상태도 안정적이라고 밝혔다.
중국에는 현재 공식 제대혈 은행 7곳이 운영 중이며, 지난해 11월 기준 약 250만 개의 제대혈이 보관돼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실제 치료에 사용된 사례는 약 4만5000건이다.
다만 제대혈 보관 비용은 20년 기준 약 2만 위안(약 440만원)에 달해 일부 가정에는 큰 부담으로 여겨진다. 이에 따라 무료 기증을 선택하는 부모들도 적지 않다.
중국에서 이 같은 이식 사례는 사실 처음이 아니다.
2016년에도 광둥성의 한 부부가 지중해빈혈을 앓는 딸을 살리기 위해 세 아들을 낳았다는 현지 매체의 보도가 나온 바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새로 태어난 아이의 제대혈이 항상 성공적인 이식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라고 지적한다.
혈액이 맞지 않을 수도 있고, 부모의 유전적 문제가 새 아이에게도 이어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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