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세계랭킹 44위 애런 라이(잉글랜드)가 PGA(미국프로골프) 챔피언십 정상에 올랐다.
라이는 18일(한국시각) 미국 펜실베니아주 뉴타운스퀘어의 애러니밍크 골프 클럽(파 70·7394야드)에서 펼쳐진 PGA 챔피언십 최종 라운드에서 이글 1개, 버디 6개, 보기 3개를 쳐 5언더파 65타를 적어냈다. 최종합계 9언더파 271타가 된 라이는 욘 람(스페인)을 3타차로 제치고 정상에 올랐다. 잉글랜드 선수가 PGA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건 짐 반스(1916년, 1919년) 이후 107년 만에 PGA 챔피언십 정상에 오른 잉글랜드 출신 선수가 됐다.
PGA 통산 1승, DP월드투어(유러피언투어) 3승을 거둔 라이지만, 이번 대회에서는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그러나 최종 라운드 9번홀(파5) 12m 이글 퍼트, 17번홀(파3) 21m 버디 퍼트 등 신들린 감각을 앞세워 우승 트로피를 손에 쥐었다.
이날 화제가 된 건 라이가 양손에 낀 검은 장갑. 아마추어 초급자들이 양손에 모두 장갑을 착용하는 경우는 있지만, 프로에게선 좀처럼 보기 드문 모습이다. 이에 대해 미국 야후스포츠는 '라이가 양손 모두 장갑을 착용한 건 8세 때부터다. 추운 날 연습할 때 손을 따뜻하게 하기 위해 한 걸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다'며 '벙커샷, 퍼트할 때를 제외하면 모든 샷에서 장갑 두 켤레를 쓴다'고 설명했다.
라이는 지난해 골프먼슬리와의 인터뷰에서 "어릴 때 장갑을 제조하시는 분으로부터 우연찮게 양손 장갑을 선물 받은 뒤 착용했다. 몇 주 뒤 아버지가 장갑을 챙기는 걸 깜빡해서 한 켤레만 끼고 경기에 나섰는데, 정말 끔찍했다. 그립감을 전혀 느낄 수 없었고, 제대로 치질 못했다. 그 이후 쭉 두 켤레를 착용 중"이라고 밝혔다.
라이는 양손 장갑 뿐만 아니라 아이언 커버를 씌우고 플레이하는 걸로도 유명하다. 인도계 노동자 집안 출신인 그는 어려운 형편에도 자신에게 골프 세트를 선물해 준 아버지를 위해 아이언 커버를 사용한다고 밝힌 바 있다.
대회 2연패에 실패한 로리 매킬로이는 라이에게 따뜻한 축하를 건넸다. 그는 "이 골프장 안에 있는 이들 중 라이의 우승을 기뻐하지 않을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을 것"이라며 "라이는 늘 묵묵히 자신의 길을 걷는 성실한 선수다. 이 환희를 누릴 자격이 있다"고 강조했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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