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차 안에서 갑자기 누군가 나를 칼로 찔러"…'묻지마 칼부림' 사건 떠올린 英 축구스타

출처=스컨소프유나이티드 S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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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누군가 내 어깨 너머로 다가와 갑자기 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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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선수 조나단 조세(23)는 끔찍한 칼부림 사건을 떠올리며 잠시 말을 멈췄다.

스컨소프 유나이티드(영국 5부)에서 첫 시즌을 시작한지 몇 주 지나지 않은 지난해 11월 1일(현지시각), 그는 돈캐스터에서 런던에 있는 집으로 향하는 기차에 올라탔다. 하지만 기차가 출발한지 한 시간쯤 지났을 때 상상도 하지 못한 일이 벌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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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세는 캠브리지셔를 지나던 기차 안에서 발생한 칼부림 사건으로 중상을 입은 11명의 승객 중 한 명이었다. 이 사건은 곧 전 세계로 퍼져나갔지만, 조세는 수많은 인터뷰 요청을 거절하고 회복에 전념했다. 그리고 6개월이 지나 드디어 언론 앞에 섰다.

그는 영국공영방송 'BBC'와 인터뷰에서 "처음 어깨에 찔렸다. 그다음 테이블과 의자를 마구 뛰어넘었던 게 기억이 난다. 복도를 뛰어다니면서 사람들에게 '칼 든 사람이 있어요. 도망치세요. 저 칼에 찔렸어요. 도망쳐요. 도망치세요'라고 소리쳤다. 비명에 가까웠다. 아마 제가 칼에 찔린 첫번째 피해자인 것 같다. 고통스러웠지만 아드레날린이 솟구쳤다"라고 당시 끔찍했던 순간을 돌아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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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테이블을 뛰어넘은 그 찰나의 순간이 나를 살렸다. 그저 목숨을 걸고 도망쳐서 기차에서 뛰어내려야겠다는 생각뿐이었다. 첫번째, 혹은 두번째 칸에 도착해 비상벨을 눌렀을 때, 내 몸은 온통 피투성이였다"며 "만약 여기서 죽으면 가족을 다시 못 볼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 걱정이 제일 컸다"라고 말했다.

조세는 "평소엔 차를 몰고 런던을 오갔다. 기차를 탄 건 그때가 처음이었다. 그런 일이 일어날 확률이 얼마나 되겠나. 정말 말도 안 된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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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차는 헌팅던 역에 비상 정차했다. 그곳에는 무장 경찰이 대기하고 있었다. 동승객의 응급 처치를 받은 조세는 간신히 역 주차장으로 빠져나와 구급대원의 도움으로 병원으로 이송됐다. 수술 후에야 이두근, 어깨, 팔 등 7군데에 자상을 입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의료진은 칼이 팔의 신경을 아슬아슬하게 건드렸다고 말했다.

조세는 이번 사건으로 축구 선수 생활이 끝날 수도 있다는 두려움이 들었느냐는 질문에 "정말 걱정이 됐다. 내 몸이 어떻게 된 걸까 하는 생각만 들었다. 수술 전까진 전혀 몰랐다. 의사 선생님이 정말 운이 좋았다고 말해줬다"라고 했다.

다행히 조세는 퇴원 후 몇 달간 재활 치료를 거쳐 지난 3월 그라운드로 복귀했다. 그는 "정말 큰 안도감이 든다. 이제 팔을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게 됐다. 매일매일 좋아졌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조세는 사건 이후로 기차를 타지 않고 있다. "지금은 기차를 타고 싶지 않다.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르기 때문이다. 안전한 게 최선이다. 이젠 아무것도 믿을 수 없다"라고 했다.

조세는 논리그에서 선수 생활을 시작해 지난해 전 소속팀과 4단계 차이인 내셔널 리그 소속 스컨소프에 비계약 선수로 입단했다. 하지만 그는 칼부림 사건으로 몇달 간 팀을 떠나있어야 했고, 결국 지난 8일 방출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내가 겪었던 일 때문에 시즌 절반을 놓쳤다. 그로 인해 내가 원했던 기회를 얻지 못했다. 내 실력을 증명할 수 있도록 한 시즌 더 기회를 받길 원했지만, 아쉽게도 그러지 못했다. 정말 실망스럽다."

조세는 "이젠 몸상태가 완전히 회복됐다"라고 자신있게 말했다. "어떤 구단이든 내게 기회를 주길 바란다"라고 했다. 그는 끝으로 "인생은 한 번뿐이기 때문에 최대한 의미있게 살아야 한다. 이 경험이 나를 매일 더 열심히 노력하게 만들었다"라고 했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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