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2011년 이래 포수 골든글러브는 '양강(양의지 강민호)' 둘만의 잔치였다. 올해는 다를까.
5월 중순만 해도 허인서(한화 이글스)의 돌풍이 엄청났다. 하지만 허인서가 홈런 아홉수에 걸린 사이, 한준수(KIA 타이거즈)의 존재감이 커지고 있다.
그간 '양강'의 대항마는 박동원(LG 트윈스) 뿐이었지만, 한끝이 모자랐다. 김형준(NC 다이노스)이 독주하던 차세대 포수 경쟁도 한층 더 치열해진 모양새다.
성적이 많이 내려왔다곤 하지만, 허인서는 5월 한달간 타율 3할8푼5리 7홈런 21타점, OPS(출루율+장타율) 1.206을 기록중이다. 강백호 문현빈 페라자와 함께 한화 다이너마이트 타선을 이끌었다. 홈런 부문 공동 5위(9개)의 임팩트가 확실하고, 장타율(5할8푼1리)이 돋보인다.
하지만 아직까진 '겁없이 치는' 타자에 가깝다. 불꽃 같았던 상승세가 주춤하면서 타율이 순식간에 3할 아래로 떨어졌다. 올시즌 볼넷-삼진 비율이 10-33에 달할 만큼 장타력과 뱃심은 좋지만, 매서운 타격감을 언제까지 유지할 수 있느냐가 관건.
여기에 '포수'로서의 모습도 아쉽다. 장찬희-박준현과 함께 신인상 트로이카로 꼽히지만, 포수 골든글러브를 위해서는 한단계 더 올라선 활약이 필요하다. 최근 들어 볼배합이나 도루 저지에서 아쉬운 모습을 노출했다. 포수 포지션의 특성상 시즌 후반부 체력문제가 불거질 가능성이 높고, 타격에 방점이 찍힌 선수인 만큼 상대팀들의 집중 분석을 이겨낼 수 있느냐도 관건이다.
한준수의 경우 타격에선 허인서의 임팩트에 미치지 못하지만, 알토란 같은 활약이 빛난다. 타율 2할9푼9리에 4홈런 15타점의 볼륨은 언뜻 허인서 대비 초라할 수 있지만, 0.910의 OPS는 허인서와 더불어 리그내 포수들 중 투톱이다. 허인서(3할7푼5리)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3할2푼의 득점권 타율 또한 준수하다. 언제든 강렬한 임팩트를 남길 여지는 있다.
특히 눈에 띄는 점은 타율과 1할 넘는 갭을 형성한 출루율(4할1푼5리)이다. 아직 규정타석도 채우지 못했는데 21개의 볼넷을 얻어냈다. 포수 중에는 박동원과 더불어 공동 1위다. 자신보다 59타석이나 더 출전한 양의지(19개)보다 많은 볼넷을 기록하고 있다.
현재까지 대체선수 대비 승리 기여도(WAR, 이하 스포츠투아이 기준)에서도 1.17을 기록, 허인서(1.02)보다 앞선다.
조정 득점 창출력(WRC+)이나 승리 확률 기여도(WPA) 등 세부적인 공격 수치에서 허인서(134.1, 0.49)가 한준수(127.1, -0.62)보다 앞서는 상황인데도 종합적 가치는 오히려 한준수의 손을 들어주는 것. 그만큼 프로 9년차의 '짬'이 돋보인다.
한준수와 허인서 공히 결정적인 약점은 출전시간이다. 한준수는 올해 134타석, 허인서는 123타석으로 아직 규정타석(경기수x3.1)를 채우지 못했다. 한화에는 베테랑 포수 최재훈이 있고, KIA 역시 베테랑 김태군이 복귀하면서 한준수와 마스크를 나눠쓰는 상황이다. 두 선수 공히 사령탑의 신뢰는 돈독하다.
양의지는 올해 타율 2할2푼8리 5홈런 25타점, OPS 0.690으로 부진하다. 강민호는 2군을 다녀온 뒤 이제 컨디션을 끌어올리는 단계고, 김형준 역시 지난해 대비 특별한 스텝업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강민호의 첫 골든글러브는 2008년, 그리고 2009년 김상훈(KIA 타이거즈), 2010년 조인성(LG 트윈스)이 골든글러브를 이어받았다. 조인성 이후 2011년부터 '양강'의 골든글러브 석권이 시작됐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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