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척=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아픈 것보다는 낫잖아요."
KIA 타이거즈 김태형(20)은 지난 26일 고척 키움전을 마치고 아쉬움 하나를 전했다.
6이닝 동안 볼넷 두 개만을 내줬을 뿐 노히트를 기록했던 경기. 팀 타선은 7회 3점을 포함해 5점을 김태형에게 지원했다. KIA는 결국 5대2로 승리했고, 김태형은 데뷔 첫 승을 품었다.
타이거즈 역사상 데뷔 첫 승이 노히트 선발승인 적은 단 한 차례도 없었다. KBO리그에서는 역대 7번째 기록이기도 하다.
아쉬움은 '이닝 욕심'에서 나왔다. 26일 경기 후 김태형은 "던지고 내려왔는데 보니까 노히트더라. 코치님께서 투구수도 81개고 점수 차(2점)도 별로 안 나니 여기까지만 하자고 하셨다. 그런데 7회에 점수가 더 벌어지면서 던지고 싶은 욕심이 생겼다. 그런데 용기 내서 말하지 못했다"고 했다.
하루 뒤 김태형의 고백을 전해 들은 이범호 KIA 감독은 '김태형의 7회 등판 가능성'에 대해 "없다"고 선을 확실하게 그었다.
이 감독은 "(말 못해) 후회하는 게 낫다"라며 "아픈 것보다 후회하는 게 훨씬 낫다. 만약에 다음 이닝에 올라가고 싶었다면 6회까지 50구나 60구 정도로 했어야 했다. 7회에 올라가면 100구 정도 됐을텐데 또 노히트라 올라가면 130개 이상이 될 수도 있다. 그러다 보면 자칫 선수 생활도 끝날 수 있다. 나는 그런 걸 원하지 않는다"고 이야기했다.
이 감독은 이어 "욕심은 누구나 있다. 선수들은 당연히 욕심을 내야 한다고 생각한다. 또 그런 부분에 대해서는 옆에서 보는 사람들이 잘 이야기를 해야한다고 생각한다. 안 다치는게 가장 중요하고 선수 생활을 길게 하는 게 중요하다"라며 "결국에는 8~9회에는 깨졌을 거라고 생각하면 편하다. 선수 생활을 길게 하면서 우리 팀에서 미래를 바라보는 선수니 조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첫 승 축하는 잊지 않았다. 이 감독은 "김태형에게 '계속 첫 승이 밀렸던 이유가 대한민국 최고 투수를 이기려고 그랬나 보다'라고 했다. 정말 잘 던져줬다"라며 "앞으로도 이렇게 잘 던질 투수라고 생각한다. 젊은 투수인데도 마운드에서 하는 걸 보면 차분하다. 욕심도 있는 거 같다"고 미소를 지었다.
김태형은 27일 경기를 앞두고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이 감독은 "한 번도 쉬지 못했다. 휴식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고척=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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