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장종호 기자] 재발성 부인과 '투명세포암' 환자에서 면역항암제와 표적치료제를 병용한 치료가 의미 있는 효과를 보였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중앙대학교광명병원 산부인과 김병기 교수는 싱가포르·한국 공동 다기관 'LARA 임상시험'을 통해 재발성 부인과 투명세포암 환자에서 펨브롤리주맙(Pembrolizumab)과 렌바티닙(Lenvatinib) 병용요법의 효과와 안전성을 확인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세계적 권위의 암 학술지인 'The Lancet Oncology'에 최근 게재됐다.
부인과 투명세포암(Clear Cell Carcinoma)은 난소암과 자궁내막암의 드문 조직형 중 하나로, 일반적인 항암치료에 잘 반응하지 않아 예후가 좋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재발한 경우에는 표준 치료 옵션이 제한적이고, 기존 항암치료 반응률도 매우 낮아 새로운 치료 전략의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이번 연구는 한국과 싱가포르 3개 상급종합병원에서 진행된 단일군 2상 임상시험으로, 백금 기반 항암치료 후 재발하거나 진행한 부인과 투명세포암 환자 27명을 대상으로 시행됐다. 환자들은 3주 간격의 펨브롤리주맙 정맥주사와 매일 복용하는 렌바티닙 치료를 병행했다.
연구 결과, 치료 시작 24주 이내 객관적 반응률(Objective Response Rate)은 40%로 나타났다. 전체 환자의 84%에서는 종양 감소 또는 질병 안정 효과가 확인됐으며, 중앙 무진행생존기간(PFS)은 6.4개월, 중앙 전체생존기간(OS)은 15.6개월이었다.
특히 이번 연구는 기존 혈관신생억제 치료제에 반응하지 않았던 환자군에서도 의미 있는 결과를 보였다. 이전 혈관신생억제 치료 이후 병이 진행된 환자들에서도 약 47%의 반응률이 확인돼, 치료 저항성을 극복할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평가다.
연구진은 이번 결과가 단순한 면역항암제 단독치료보다 높은 치료 효과를 보여준 점에 주목했다. 투명세포암은 종양 주변 미세환경 특성상 면역억제 기전과 혈관신생 활성도가 높아 면역항암제 단독치료 효과가 제한적이었는데, 렌바티닙이 종양 미세환경을 변화시키며 면역반응을 강화한 것으로 분석했다.
또한 연구에 참여한 환자 대부분은 면역항암 치료에서 일반적으로 효과 예측 인자로 알려진 MSI-H(고빈도 현미부수체 불안정성)나 높은 종양돌연변이부담(TMB)을 보이지 않았음에도 치료 반응을 나타내, 향후 적용 범위를 넓힐 가능성도 확인됐다.
한국 측 연구책임자로 참여한 김병기 교수는 "재발성 부인과 투명세포암은 치료가 매우 어려운 희귀암으로 새로운 치료 옵션이 절실한 분야"라며 "이번 연구는 펨브롤리주맙과 렌바티닙 병용요법이 실제 임상에서 의미 있는 치료 대안이 될 가능성을 보여준 첫 국제 다기관 연구 중 하나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한국과 싱가포르 환자들을 중심으로 진행된 연구에서 아시아 환자군의 특성을 반영한 데이터를 확보했다는 점도 중요하다"며 "향후 무작위 대조 임상시험을 통해 치료 효과를 더욱 정교하게 검증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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