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들은 ABS 무조건 싫어한다? 오해와 진실 "저희도 좋습니다. 다만 이것만큼은 꼭..." [KBO ABS 현실을 진단한다 ④]

허구연 KBO 총재. 스포츠조선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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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리그에 자동볼판정시스템(ABS)이 도입된지 벌써 세번째 시즌이다. 야구 선진국 미국과 일본을 포함한 전 세계가 KBO리그를 주목하고 있다. 프로 리그 최초의 ABS 시스템 도입, 혁신으로 평가받는다. 팬들은 '공정'의 가치에 열광한다. 이제 감독, 코치, 선수와 심판들이 볼 판정을 놓고 얼굴을 붉히는 일은 완전히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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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현장에서는 ABS의 현실에 대해 얘기하고 싶은, 하지만 얘기할 수 없는 것들이 많다. 박민우(NC)가 얼마전 총대를 멨다. 어디서나 똑같다는 스트라이크존이 매일 바뀐다고 지적했다. 팬들이 믿는 ABS를 선수들은 의심하고 있다. 진실은 뭘까. 스포츠조선은 외부에서는 쉽게 알 수 없던 현재 KBO리그 ABS에 대한 현장의 반응, 그리고 KBO의 얘기를 들어봤다. 10개 구단 전력 분석팀, 데이터 분석팀과 주축 선수 총 40명이 ABS에 대해 입을 열었다. <편집자주>

① "경기마다, 심지어 이닝마다 달라진다" 구단들은 왜, ABS를 '전력 분석' 하고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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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 "황성빈 다음 레이예스, 지옥입니다" KBO ABS의 실태, 선수들의 생생한 증언

③ 불신의 원인은 과연 무엇인가. 핵심은 PTS 시스템의 딜레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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④ "ABS 찬성합니다. 다만..." 현장에서 얘기한다. ABS 어떻게 발전돼야 할까

24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와 키움의 시범경기. 1회초 연이은 ABS 추척 실패로 송수근 주심이 시스템을 체크하고 있다. 잠실=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6.03.24/

[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ABS 찬성합니다. 저희도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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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 허구연 총재의 야심작, ABS에 대한 큰 오해가 있다. 선수들이 ABS를 싫어할 거라는 것이다. 주요 선수들이 인터뷰를 할 때마다 불만을 드러내고, 실제 경기 중에도 납득 안 가는 판정에 투수, 타자 가릴 것 없이 격한 감정들을 표출해왔다.

하나 바뀐 건, 심판과 싸우는 모습 없이 혼자 분을 푸니 퇴장 등의 극단적 상황은 벌어지지 않는다는 점.

하지만 이번에 선수들과 ABS에 대해 직접 들으면서 ABS를 반기는 선수들이 매우 많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미국 메이저리그는 올해부터 챌린지 시스템을 도입했다. 한국은 모든 판정을 ABS에 맡긴다면, 미국은 예전처럼 주심이 판정을 하되, 투수나 타자가 이의를 제기할 시 호크아이 기반 시스템으로 확인할 수 있게 한 것. "우리도 미국처럼 챌린지 시스템을 도입하면 좋겠다"는 의견도 있다.

하지만 한 외국인 선발 투수는 "메이저리그의 챌린지 시스템도 결국 ABS 시스템 안에 있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챌린지 시스템보다는 현재 KBO의 ABS 시스템이 좋은 것 같다"고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수도권 구단 마무리 투수는 "점점 개선된다면 ABS는 괜찮은 것 같다. 심판과 다툴 일이 없다. 그런 스트레스는 사라진다. 투수, 타자에게 공평하게 적용되기 때문에 그걸 누가 더 잘 분석하고 이용하느냐 그 차이인 것 같다"고 했다.

24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와 키움의 경기. 9회말 2사 1, 2루. LG 박해민이 키움 유토를 상대로 끝내기 3점 홈런을 날렸다. 환호하고 있는 박해민. 잠실=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26.05.24/

ABS 예찬론을 펼치는 선수도 있었다. 수도권 구단 한 필승조 투수는 "ABS가 도입되면서 판정의 공정성이 확실히 높아진 것은 사실이다. 과거처럼 특정 팀이나 선수가 판정의 수혜를 더 받거나 덜 받는다는 소모적인 논란은 이제 완전히 사라졌다"면서 "특히 투수 입장에서는 ABS가 긍정적으로 작용하는 부분이 많다. 타자들은 존 뒷선에 살짝 걸치는 공, 이른바 '묻은 공'에 대해 불만이 많지만, 투수 입장에서는 그 끝선을 조금이라도 통과하면 스트라이크 판정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유리하다. 또한, 포수의 미트질(프레이밍)이나 심판의 개인적인 성향에 구애받지 않고, 오직 내가 던진 공의 궤적 자체만으로 정확하게 평가받을 수 있어 마운드 위에서 유리하게 작용할 때가 많다"고 강조했다.

많은 구단과 선수들이 결론을 내린 건 "ABS는 좋다, 다만 구장별이든, 경기별이든 일관성만 유지하면 더 좋겠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선수들은 ABS가 어떻게 보완돼야 더 좋은 플레이를 보여줄 수 있다고 생각할까.

지방 구단 토종 에이스는 "투수 입장에서 특히 좌-우 판정 폭 변화는 너무나 혼란스럽다. 타자의 키가 반영되는 구조라 상-하 판정 변화는 수용이 가능하다. 하지만 좌-우가 흔들리는 건 제발 잡아주셨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 선수는 극강의 제구력을 자랑하는 투수다.

17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KT와 한화의 경기. 9회말 1사 1,3루 KT 대타 이정훈이 끝내기 안타를 날린 뒤 환호하고 있다. 수원=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6.05.17/

현실적 어려움을 호소하는 얘기도 물론 있었다. 이번 시리즈 내내 언급된 '모서리존', '묻은 공' 얘기다. 아무리 ABS 존 안에 들어온다 해도, 상식선에서 타자가 도저히 칠 수 없는 공들이 스트라이크 판정을 받는 건 수정돼야 한다는 것이다. 수도권 한 주전 외야수는 "입체 존 뒷선 판정의 오류를 얘기하고 싶다. 스치기만 해도 스트라이크가 되는 것은 문제다. 명박한 볼 궤적이었지만, 스트라이크존 뒤쪽 끝선에서 살짝 걸치고 지나가는 공도 스트라이크가 된다. 야구에서 스트라이크의 본질은 '타자가 칠 수 있는 공'이다. 타격 포인트가 형성되는 홈플레이트 앞쪽에서 이미 볼로 판단된 공이 포수 미트에 들어가기 전에 스트라이크가 되는 건 납득할 수 없다"고 토로했다.

이는 지도자들도 공통으로 하는 얘기다. 대표적인 게 사각존 모서리를 둥글게 깎거나, 공이 걸치기만 해도 스트라이크카 아니라 일정 면적 이상을 통과해야 스트라이크로 해야 한다는 것. 타자가 아예 칠 수 없는 공들이 많다는 데는 공감대가 형성돼있다.

KBO는 이에 대해 "KBO는 구단, 선수들의 의견에 늘 귀를 기울이려 한다. 궁금한 점이나 의문 사항, 불만 사항이 있으면 언제든 소통할 수 있다. 원하는 자료도 즉시 피드백한다"고 강조하며 "현재 시스템에 만족하지 않고, 더 완벽한 체계를 갖추기 위해 고민하고 노력하고 있다"고 입장을 밝혔다.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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