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고속 방출' KIA, 실패 아니라고? 왜?…"경쟁 효과 나니까 젊은 선수들이"

2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KIA와 LG의 경기. 6회말 2사 1루 KIA 유격수 데일이 LG 천성호의 땅볼 타구를 잡아 1루 아웃 시키며 기뻐하고 있다. 잠실=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26.04.02/
Advertisement

[스포츠조선 김민경 기자] "경쟁 효과가 나니까. 젊은 선수들이 생각보다 조금 빠르게 올라와 줬죠."

Advertisement

KIA 타이거즈는 고심 끝에 지난 26일 아시아쿼터 내야수 제리드 데일을 방출했다. 개막 2개월여 만에 팀 사정이 많이 달라졌기 때문. 데일을 영입할 당시에는 박민 김규성 정현창 등이 조금 더 성장할 시간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는데, 지금은 데일이 없어도 된다는 판단이 섰다.

데일은 냉정히 주전 유격수 불합격 판정을 받았다. 스프링캠프까지는 큰 문제가 없었던 수비가 개막과 함께 흔들리기 시작했다. 34경기 만에 실책 9개를 쏟아냈다. 센터라인에서 자꾸 구멍이 나니 KIA로선 데일을 자꾸 쓸 수가 없었다.

Advertisement

냉정히 KIA는 아직 주전 유격수를 찾지 못했다. 내년에는 김도영을 유격수로 완전히 전환시킬 계획이지만, 올해까지는 박민과 김규성을 상황에 따라 번갈아 가며 버틸 계획이다. 유격수는 어쨌든 수비가 최우선이기에 두 선수의 타격이 조금 아쉬워도 괜찮다는 판단이다.

유격수로 뛸 선수들에게 타격을 크게 기대하지 않아도 되는 여유도 생겼다. 박재현 박상준 한승연 등 젊은 야수들의 성장세가 매섭다. 특히 외야수 박재현은 단숨에 KIA의 1번타자 고민까지 해결하며 최고 히트상품으로 떠올랐고, 1루수 박상준은 최근 내복사근 부상으로 이탈하기 전까지 2번 타순에서 큰 보탬이 됐다. 박재현과 박상준 모두 큰 타구를 생산할 수 있는 선수들이라 더 가치가 있다.

Advertisement

심재학 KIA 단장은 "데일도 어떻게 보면 우리가 4월에 버틸 수 있는 힘이 됐다. 데일이 잘해줬고, 그러니까 경쟁 효과가 나면서 지금 젊은 선수들이 생각보다는 빠르게 올라와 준 것 같다"며 데일 영입은 마냥 실패로 생각하지는 않았다.

26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과 KIA의 경기. KIA 유격수 박민이 수비를 하고 있다. 고척=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6.05.26/
9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와 KIA의 경기. KIA 박재현이 안타를 날린 뒤 환호하고 있다. 부산=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6.05.09/

이범호 KIA 감독 역시 "초반에는 우리가 야수가 어떻게 될지 몰랐다. 이 친구(데일)가 초반에 없었으면 팀도 진짜 굉장히 어려웠을 것이다. 정말 잘해줬는데, 이제 우리 내야수들이 성장도 했고 경기를 해보니까 이 친구들이 충분히 앞으로 나아갈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이제 결정하게 됐다"고 이야기했다.

Advertisement

KIA는 데일을 방출한 대신 28일 일본인 투수 시라카와 케이쇼를 총액 10만 달러(약 1억5000만원)에 영입했다. 선발과 롱릴리프가 모두 가능한 선수라 높은 점수를 받았다.

시라카와는 2024년 SSG 랜더스와 두산 베어스의 단기 대체 외국인선수로 12경기에 선발 등판해 57⅓이닝, 4승5패, 46삼진, 평균자책점 5.65를 기록했다. 두산과 연장 계약에 합의한 뒤에 팔꿈치에 탈이 나는 바람에 인대접합 수술을 받았고, 올해 일본 독립리그 팀인 도쿠시마 인디고삭스로 복귀했다. 올 시즌 성적은 5경기, 1승1패, 25이닝, 34삼진, 평균자책점 1.08이다.

심 단장은 "우리가 아직 5선발이 안정적으로 돌아가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어떻게 보면 시라카와가 오면서 경쟁도 붙을 것이고, 시너지효과도 날 것이다. 시라카와가 선발 로테이션에 들어갈 수 있다고 하면, 어느 정도 성적을 거둘지는 모르겠으나 최소한 안정성은 확보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KIA는 데일을 영입하기 전에도 마지막까지 아시아쿼터 투수를 알아봤다. 데일 자체는 KBO에서 성공하지 못했지만, 메기 효과를 충분히 누린 것만으로도 절반의 성공이다. 이제 상위권 도약을 위해 승부를 걸어야 할 시점에 시라카와라는 검증된 투수를 데려왔다. KIA의 시라카와 승부수가 통한다면, 데일과 일찍 결별한 아쉬움을 충분히 달랠 수 있을 듯하다.

KIA 타이거즈 시라카와 케이쇼. 사진제공=KIA 타이거즈

김민경 기자 rina1130@sportschosun.com

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