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인턴 직원의 일탈 행위로 여겨졌던 사우스햄턴의 상대 훈련 염탐, 그 뒤엔 거대한 음모가 있었다.
영국 BBC는 2일(한국시각) '최근 조사 결과 사우스햄턴이 조직적인 스파이 행위를 벌인 것으로 드러났다'고 전했다. 사우스햄턴은 지난달 프리미어리그 승격 플레이오프 준결승 1차전을 앞두고 전력분석팀 인턴 직원이 미들즈브러 훈련장을 염탐한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됐다. 준결승 전적 1승1무로 결승에 진출했지만, 자격이 박탈된 바 있다. 챔피언십(2부리그)을 관장하는 잉글랜드 풋볼리그(EFL)은 징계위원회를 꾸려 조사에 착수했고, 그 결과 새로운 사실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스파이 게이트'로 불리는 이번 사건의 중심에 사우스햄턴 톤다 에커트 감독이 중심에 있었다는 증언이 나와 충격을 주고 있다. BBC는 '하급 직원들은 징계위에서 에커트 감독이 자신들에게 극심한 압력을 가해 명백히 부적절한 일을 강요했다고 진술했다'고 밝혔다.
에커트 감독은 미들즈브러전 뿐만 아니라 시즌 중에도 이런 일을 꾸민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전력분석팀 인턴이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옥스퍼드 유나이티드전을 앞두고 훈련을 염탐한 인턴 직원이 동료에게 "선택의 여지가 없었고, 거절할 기회도 주지 않았다. 나는 인턴이고, 시키는 대로 했을 뿐"이라고 적은 메시지 내용이 담겨 있다. 또 다른 자료에서는 인턴 직원의 해당 직원 상사가 "너 최고야. 감독님이 아주 좋아하셨어"라는 메시지도 적혀 있었다. 이 인턴은 입스위치전을 앞두고 또 훈련을 염탐하라는 요청을 받은 뒤 우려를 표명하자 동료 직원으로부터 "누군가는 잘라야 한다는 말을 상사가 하고 있다"는 말을 들어야 했다. '스파이 게이트'가 세상에 알려진 뒤에는 또 다른 분석팀 직원이 동료에게 "나는 처음부터 이 모든 상황이 옳지 않다고 생각했어. 아무도 내 말을 듣지 않았다"라는 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
사우스햄턴의 후속 대응도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BBC는 '사우스햄턴 구단은 사건 발각 뒤 인턴 직원 사진을 홈페이지에서 삭제하려 시도했던 정황도 포착됐다'고 전했다.
EFL 징계위는 사우스햄턴의 승격 플레이오프 출전 자격 박탈과 더불어 2026~2027시즌 승점 4점 삭감 처분을 내린 바 있다. 이에 대해 사우스햄턴이 항소했지만, 새로운 사실이 밝혀지면서 오히려 징계 수위가 너무 가벼운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잉글랜드축구협회(The FA)는 이번 스캔들의 중심으로 지목된 에커트 감독을 부정 행위로 기소하는 것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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