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가정 폭력으로 체포된 후 요미우리 자이언츠 지휘봉을 내려 놓은 아베 신노스케 전 감독에게 기회를 줘야 한다는 의견이 대두됐다.
일본 스포츠매체 론스포는 2일(한국시각) 요미우리 출신으로 세이부 라이온스, 야쿠르트 스왈로스 사령탑을 지냈던 히로오카 다쓰로 전 감독의 코멘트를 전했다. 히로오카는 인터뷰에서 "팬이나 가족이 용서한다면, 아베에게 다시 유니폼을 입을 기회를 줘야 한다"고 말했다.
아베 전 감독은 지난달 25일 도쿄 시부야 자택에서 차녀와 다툼을 벌이던 장녀를 훈육하는 과정에서 폭력을 행사했다. 음주상태에서 장녀를 집어 던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장녀가 AI 상담을 통해 아동상담센터에 해당 사실을 알렸고, 센터 측은 사안의 심각성을 이유로 경찰에 이를 통보, 아베 전 감독은 자택에 출동한 경찰에 "자녀들이 싸우는 모습에 '조용히 하라'고 했는데, 대들어서 화가났다"고 폭력 사실을 인정한 뒤 연행됐다. 조사를 받고 귀가한 그는 이튿날 도쿄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통 있는 거인군(요미우리 애칭)의 이름을 더렵혔다. 매우 깊이 반성하고 있고, 사죄의 마음으로 가득하다"며 자진 사임했다. 아베 전 감독 변호사가 대독한 장녀의 편지에는 '아버지와 처음으로 싸운 뒤 어찌 할 바를 몰랐고, AI를 통해 아동상담센터 신고 전화를 알았다. 내 의향과 관계 없이 (신고 사실이) 경찰에 통보될 줄 몰랐고, 실제 경찰이 집까지 찾아와서 놀랐다. 아버지가 내 눈앞에서 연행되는 모습을 보고 가슴이 무너져 내렸다. 아버지와는 이미 화해했다'고 적었다.
이후 요미우리 일부 팬들을 중심으로 아베 전 감독 복귀를 촉구하는 온라인 서명 운동이 시작됐다. 이 서명 운동은 '아베 감독은 많은 야구 팬의 사랑을 받아온 상징적 존재다. 압도적 승부욕과 리더십으로 수많은 공적을 남겼고, 요미우리 뿐만 아니라 일본 야구계를 대표하는 선수였다'며 '이번 사건에 대한 찬반론에 대해서는 충분히 이해하고 있다. 하지만 외부에서 단정지을 수 있는 사안도 아니다'며 '아베의 경험, 지식, 열정은 향후 요미우리 뿐만 아니라 야구계 전체에 매우 귀중한 자산이다. 그가 다시 유니폼을 입고 도쿄돔에서 팬과 함께 싸우는 모습을 보고 싶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현재까지 13만명 이상의 서명이 모인 상태다.
일본 내에선 찬반 의견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우발적인 범행인데다, 아베 감독이 이미 장녀와 화해한 만큼 다시 기회를 줘야 한다는 긍정 여론이 있다. 하지만 현역 선수 출신인 거구의 그가 음주 상태에서 자식에게 손찌검을 한 게 가장폭력 관점에서 과연 간단한 사안인지에 대한 반대 의견도 존재한다.
이에 대해 히로오카 전 감독은 "서명 운동에서 보듯 대망론이 있는 것 같다"며 "팬이나 가족이 용서한다면 다시 기회를 줘도 좋지 않을까. 아베 전 감독이 미국으로 건너가 공부를 할 수도 있는 기회라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장녀의 편지에서도 폭행은 없었다고 하더라. 당시 아베 전 감독이 음주 상태였다고 하지만, 한신 타이거즈전 3연패로 스트레스가 컸을 것"이라며 "가정 폭력에 관한 법률에 대해선 이해하고 있지만, 아이에게 화를 내는 건 훈육 과정에서 부모가 충분히 할 수 있는 행동"이라고 덧붙였다. 또 "경찰이 일일이 개입하면 가정 교육이 성립되지 않을 것"이라는 가치관도 밝혔다.
히로오카 전 감독은 "전통 있는 거인군에서 아베 전 감독의 행동은 분명 용납되지 않는다. 체포된 후 조사를 받는 등의 행동은 구제의 여지가 없다. 어쩔 수 없는 일"이라면서도 "그렇다고 해서 야구계에서 영구 추방시킬 순 없다. 자녀 관계처럼 선수와 마주하는 방법을 배우는 계기가 되면 좋을 것이다. 다시 감독으로 복귀하기 위해 공부하고 온다고 생각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히로오카 전 감독은 1954년 요미우리에 입단해 1966년까지 유격수로 1327경기에 나서 타율 0.240, 1081안타 117홈런 465타점을 기록한 뒤 은퇴했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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