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보(미국)=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고지대 실전' 2연전의 주인공은 '메이드 인 K리그' 이동경(울산)이었다.
이동경은 4일(한국시각) 홍명보호의 2026년 북중미월드컵 사전 훈련 캠프인 미국 유타주 솔트레이크시티 근교 프로보의 브리검영대 사우스필드에서 열린 엘살바도르와의 '마지막 모의고사'에서 후반 12분 그림같은 왼발 프리킥으로 결승골을 가르며 팀에 1대0 승리를 안겼다. 페널티에어리어 외곽 우측 지점에서 골문 우측 상단을 노리고 감아찬 슛이 그대로 수비벽을 넘어 그대로 골망에 꽂혔다. 공인구는 해발 1360m 고지대에서 더 멀리 뻗는 등 영향을 받는데, 이동경은 마치 평지 경기장에서 찬 것처럼 정확한 슈팅을 선보였다.
이동경은 프리킥 득점 상황에 대해 "(황)인범이형과 대화를 나누면서 '내가 차겠다'라고 했다. 내가 직접 공을 들고 가면 내가 차는 줄 알 것 같았다. 그렇게 제가 공을 세우고 찼다"라고 했다. 이어 "소속팀에서도 프리킥을 차고 있다. 그간 훈련을 많이 했다. 경기 중 어떤 상황이 일어날지 모르기 때문에 내 장점을 하나 가지고 있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워밍업 할 때도 몇 번씩 때려보는 편이다"라고 덧붙였다.
이동경은 지난 5월 31일 같은 경기장에서 열린 트리니다드토바고와의 첫번째 친선경기에선 1도움을 기록하며 팀의 5대0 대승에 기여했다. 두 경기 연속 공격포인트로 홍명보 축구대표팀 감독의 눈도장을 확실히 찍었다. 홍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이동경이 전체적으로 잘 했다. 자신감도 있는 것 같다"며 "이강인과 이동경 중 컨디션이 좋은 선수가 나갈 것"이라고 경쟁을 예고했다. 이동경은 "제 인생에서 마지막 대표팀이라는 마음으로 하루하루를 열심히 보내다 보니까 좋은 결과가 있는 것 같다"라며 웃었다. 이강인과 주전 경쟁에 대해선 "그런 생각을 해본 적은 없다. 팀이 원하는 부분이 있다면 그 부분을 충실하게 잘 해낼 수 있게끔 몸 관리를 잘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라고 했다.
이동경은 월드컵 막차에 탄 선수 중 한 명이다. 올 시즌 소속팀에서 활약이 미미해서 탈락 직전까지 갔다가 명단 발표를 앞두고 골을 몰아치며 극적으로 홍명보호에 승선할 수 있었다. 이동경은 "명단 발표 전엔 기대보단 두려운 마음이 더 컸던 것 같다"며 "정말 내 꿈이었던 월드컵 무대를 함께 할 수 있다는 게 큰 동기부여다"라고 말했다.
월드컵 대표팀은 1번부터 26번까지만 달게 되어있다. 즉, 이동경의 등번호인 26번은 제일 끝 번호다. 소속팀에선 10번을 단다. 이동경은 "코치진이 정해준 것 같다"며 "하지만 개인적으로 번호에 대해선 크게 생각해보지 않았다. 어떤 번호든 경기장에 나서서 좋은 활약을 하고 좋은 모습을 보이는 게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A대표팀은 오는 12일 멕시코 과달라하라의 에스타디오 과달라하라(에스타디오 아크론)에서 체코와 조별리그 A조 1차전을 펼친다. 이동경은 "지난 두 경기에서 좋은 점과 나쁜 점이 나왔다고 생각한다"며 "월드컵은 결과를 가져와야 되는 무대다. 꼭 좋은 성과로 마무리할 수 있게끔 잘 준비하겠다"라고 다부진 각오를 밝혔다.
이동경 엘살바도르전 인터뷰 일문일답
-경기 소감
저희가 평가전 마지막 경기를 승리로 잘 마무리하고 본선으로 갈 수 있게 돼서 굉장히 기쁜 것 같다.
-두 경기 폼은 소속팀에서 뛸 때보다 좋았던 것 같다. 고지대 체질이 된 건가.
아직까지 힘들긴 한데 그래도 뭐 미리 와서 훈련한 부분이 굉장히 큰 도움이 되고 있는 것 같다.
-최종 명단 발표 전에 기세를 잘 끌고 오는 것 같다. 동력이 있을까?
정말 꿈이었던 월드컵이라는 무대 또 함께 할 수 있음으로써 큰 동기부여를 얻었다. 또 이곳에 와서 제 인생에서 마지막 대표팀이라는 마음으로 하루하루를 열심히 보내다 보니까 좋은 결과가 있는 것 같다.
-명단 발표 직전 인터뷰에선 안 뽑힐 것 같다라고 직감한 느낌이었다. 실제로 그랬나?
사실 큰 기대를 했다기보다는 좀 더 두려운 마음이 컸던 건 사실인 것 같다.
-프리킥 연습을 평소에 많이 했나
소속팀에서도 프리킥을 차고 있다. 어떤 상황이 또 일어날지 모르기 때문에 제가 할 수 있는 장점을 잘 가지고 있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을 해서 워밍업 할 때도 그렇고 몇 번씩 때려보는 편이다.
-월드컵 때 프리킥 상황이 오면 직접 찰 건가
자신이 있다면 그 순간, 정말 자신이 있다면 자신있게 한번 차보겠다고 말할 수 있지 않을까
-이강인과 주전경쟁을 펼쳐야 하는데.
그런 생각을 해본 적은 개인적으로 없다. 팀이 원하는 부분이 있다면 그 부분을 정말 충실하게 제일 잘 해낼 수 있게끔 제 몸 관리를 잘 가지고 있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상대 압박이 강할 때 중앙으로 커버해주는 모습이 있었다. 감독 지시였나
엘살바도르 선수들이 맨투맨으로 나오다 보니까 그런 점에서 답답함을 느꼈다. 이리저리 움직일 수 있는 상황에서 감독님께서는 포지션을 잘 지켜주고 또 그런 공간에서 이제 위치를 잘 지켜줘야지만 패스 공간이라든가 이런 부분들이 나올 수 있다고 미팅 때도 계속 이야기를 했다. 초반에는 그런 점이 잘 안 됐지만, (시간이)조금 지나면서 괜찮아졌던 것 같다.
-경기 전후로 선수들끼리는 어떤 이야기를 나눴나
감독님이 이제 정말 월드컵이란 마음으로 경기를 해줬으면 좋겠다라고 말씀을 하셨다. 선수들도 그 부분에 있어서 다 동의를 했다. 본선 무대라는 마음으로 경기를 준비했다. 그 점을 가장 신경 썼다.
-월드컵 등번호가 26번인데
개인적으로 번호에 대해서 크게 생각해 보지 않았다. 어떤 번호든 이제 경기장에 나서서 좋은 활약을 하고, 좋은 모습을 보이고, 팀이 승리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26번은 누가 정했나?)코칭 스탭에서 정해준 것 같다.
-프리킥 상황에서 황인범과 어떤 대화를 나눴나
-인범이형한테 '내가 차겠다'고 했다. 내가 직접 공 들고 가면 이제 내가 차는 줄 알 거라고 생각했다. 인범이형한테 공 좀 가지고 있어 달라고 하고 그러고서 내가 세우고 찼던 것 같아요.
-월드컵에 임하는 각오
두 경기에서 좋은 점과 나쁜 점을 봤다. 월드컵은 결과를 가져와야 되는 무대라고 생각을 한다. 꼭 좋은 성과로 마무리할 수 있게끔 잘 준비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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