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원)태인이랑 여기서 (강)민호 형이 홈런 하나 쳐주면! 하고 있는데 진짜 쳤다."
5월 한달간 4할 5홈런 24타점을 몰아친 타격감이 하루아침에 쥐죽은듯 사라졌다.
구자욱은 6월 들어 4경기 13타수 1안타의 부진에 시달렸다. 그 와중에 팀도 3연패 수렁에 빠졌다.
삼성 라이온즈는 결국 구자욱이 살아야 하는 팀이다. 구자욱은 6일 광주 KIA 타이거즈전에서 3타수 2안타(2루타 2) 2타점 2볼넷으로 알토란 같은 활약을 펼치며 팀의 3대2 역전승을 이끌었다.
경기 후 만난 구자욱은 그간의 스트레스를 담아 뜨겁게 토로했다. 그는 "진짜 타격 밸런스 찾으려고 밤낮 안 가리고 배트 쥐고 있었다. 영상 같은 거 돌려보는 것보단 배트를 많이 잡고 좋았던 밸런스를 기억하려고 애썼다"라며 지난 시간을 돌아본 뒤 "덕분에 경기전 타격 연습을 하는데 밸런스가 돌아온 느낌이었다. 오늘은 자신감을 갖고 타석에 들어섰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과거 '주장의 무게감'에 대해 이야기한 바 있다. 자신은 혼자 열심히 하는 스타일인데, 주장을 맡다보니 다른 선수들이 따라와주면 좋은데, 그렇지 못할 경우 내가 남들을 독려하고 끌고 가야한다는 부담감이 있다고. 괜히 더 소리지르고, 동작 크게 하고, 잘한 동료에게 파이팅과 하이파이브를 하는 '연기력'도 전보다 많이 늘었다는 고백이었다.
그래서였을까. 이날 동점 적시타를 친 뒤엔 평소와 달리 두팔벌려 만세 세리머니까지 펼쳤다.
"맞자마자 이건 '갈랐다' 생각했는데 중견수가 잡을 기세더라. 진짜 간절해서 그런지 나도 모르게 세리머니가 나왔다. 동료들 힘내라고 일부러 좀더 크게 제스처를 취한 것도 있다."
구자욱은 지난 부진과 마음고생에 대해 "(최)형우 형이 '중심타자의 숙명'이라고 하시더라. 이럴 때 밑에 선수들이 치고 올라와주면 제일 좋은데, 그것도 잘 안되고 있으니까, 나나 형우형 같은 중심타자들이 결과를 내는 수밖에 없다"라며 스스로를 다잡았다.
"태인이랑 여기서 민호형 홈런 하나 쳤으면 좋겠다 얘기하는 순간 홈런이 터졌다. 참 기가 막히다. 역시 베테랑의 노림수가 무섭다. 존경스럽다."
광주=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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