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고재완 기자] 좀처럼 타격 부진의 늪에서 탈출하지 못하고 있는 김하성(31·애틀란타 브레이브스)의 입지가 메이저리그(MLB) 무대에서 점점 더 줄어들고 있다. 고연봉자라는 타이틀도 월드시리즈 우승을 노리는 '윈나우' 팀의 냉정한 승부 세계 앞에서는 아무런 보호막이 되지 못하는 모양새다.
애틀란타는 8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조지아주 애틀란타 트루이스트 파크에서 열린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와의 홈 3연전 마지막 경기에서 3대2로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하지만 팀의 승리 축제 속에서도 김하성의 이름은 찾아볼 수 없었다.
이날 월트 와이스 애틀란타 감독의 선택은 김하성이 아닌 호르헤 마테오였다. 마테오는 8번 타자 겸 유격수로 선발 출전해 1회부터 9회까지 그라운드를 끝까지 지켰다.
애틀란타는 6회까지 피츠버그에 0-2로 끌려가며 답답한 흐름을 이어갔다. 하지만 7회말 상대 실책과 볼넷 2개를 묶어 만든 1사 만루 찬스에서 마이클 해리스 2세가 싹쓸이 3타점 적시 2루타를 터뜨리며 단숨에 3-2로 경기를 뒤집었다.
주전 유격수로 나선 마테오는 이 7회 역전 과정에서 귀중한 볼넷을 골라 출루하며 팀 승리에 징검다리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김하성은 벤치에서 팀의 역전극을 묵묵히 지켜봐야만 했다.
김하성의 결장 횟수가 늘어나는 것은 최근 성적을 보면 고개가 끄덕여질 수밖에 없다. 한 마디로 공수 모두에서 완연한 슬럼프다.
6월 들어 7경기 중 단 2경기 출전해서 7타수 1안타를 기록중이다. 15경기 타율은 9푼6리, 출루율 0.175 OPS 0.272로 저조하다. 단순히 타격 지표만 무너진 것이 아니다. 과거 내셔널리그 유격수 부문 골드글러브를 수상할 당시 전 세계 야구팬들을 감탄케 했던 특유의 그물망 수비마저 최근에는 흔들리고 있다. 공수 밸런스가 한꺼번에 무너지면서 감독으로서도 2000만 달러(약 276억 원)의 고연봉 선수를 마냥 믿고 기용하기엔 부담이 따를 수밖에 없는 처지다.
설상가상으로 현지 언론의 공식적인 트레이드 압박까지 시작됐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닷컴은 이날 전담 기자들의 분석을 바탕으로 30개 구단에서 트레이드 칩으로 활용할 수 있는 선수를 1명씩 선정해 발표했다. 이 명단에서 샌프란시스코 이정후와 LA 다저스의 김혜성은 언급조차 되지 않았지만, 김하성은 애틀란타의 대표적인 트레이드 매물로 이름을 올렸다.
특히 애틀란타 담당 기자인 마크 보우먼은 "김하성이 어떤 거래에서든 중심 조각(핵심 매물)이 되지는 않을 것"이라며 그의 떨어진 가치를 냉정하게 짚었다. 그러면서도 "하지만 김하성보다 마우리시오 두본과 호르헤 마테오가 유격수 포지션에서 더 나은 옵션으로 보인다"고 지적하며 현재 팀 내 경쟁에서 김하성이 완전히 밀려났음을 전했다.
그는 이어 "현재 애틀란타에는 김하성을 위한 자리가 없는 것처럼 느껴진다"며 트레이드를 통해 어떻게든 이득을 챙기는 것이 구단에 이로운 방향이라고 진단했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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