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두통인 줄 알았는데 뇌에 기생충"…혹시 덜익힌 베이컨 때문?

자료사진 출처=언스플래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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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장종호 기자] 수개월 동안 심한 편두통에 시달리던 남성의 뇌 속에서 기생충이 발견돼 충격을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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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의학계에 보고된 사례에 따르면 52세 남성 환자는 기존에도 편두통 병력이 있었지만, 약 4개월 전부터 두통 빈도가 급격히 늘고 통증 강도도 심해졌다. 기존 약물에도 반응하지 않자 의료진은 뇌 CT 촬영을 했고, 뇌 곳곳의 백질 부위에서 액체로 찬 낭종(물혹) 여러 개를 발견했다.

원인을 특정하지 못한 의료진은 신경학적 검사를 진행했다. 혈액검사에서는 뚜렷한 이상이 없었지만, 자기공명영상(MRI) 검사 결과 뇌 조직 주변에 부종(부기)이 확인됐다. 이는 뇌압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는 위험 신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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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의료진은 돼지촌충 유충 감염으로 발생하는 '신경낭미충증(neurocysticercosis)' 가능성을 의심했고, 감염내과 전문의에게 환자를 의뢰했다. 추가 검사 결과 실제 뇌촌충 감염이 확인됐다.

신경낭미충증은 돼지를 중간 숙주로 하는 기생충 감염 질환이다. 일반적으로 오염된 돼지고기나 기생충 알이 묻은 음식·분변 등을 통해 인체에 전파된다. 위생 환경이 취약한 곳에서는 비교적 흔하지만, 미국에서는 매년 약 1300~5000건 정도 발생하는 드문 질환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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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는 최근 해외여행 이력으로 2년 전 바하마 크루즈 여행 외에는 특별한 노출 요인이 없었다고 진술했다. 생식은 하지 않았지만 "평생 약간 덜 익은 베이컨을 즐겨 먹었다"고 인정했다.

의료진은 두 종류의 구충제를 2주간 복용하도록 처방했고, 치료 후 환자의 두통 증상은 호전됐다. 이후 추적 검사에서도 뇌 속 낭종 크기가 감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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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연구진은 단순히 덜 익힌 베이컨 섭취만으로 뇌 감염이 발생했을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봤다. 일반적으로 덜 익힌 돼지고기는 장내 촌충 감염(태니아증)을 일으키는 경우가 더 많기 때문이다.

이에 연구진은 환자가 먼저 장내 촌충에 감염된 뒤, 손 씻기 등 개인위생이 충분하지 않은 상태에서 자신의 분변을 통해 다시 기생충 알이 체내로 들어가는 '자가감염(autoinfection)'이 발생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즉 장에 있던 촌충이 결국 뇌까지 퍼졌다는 설명이다.

신경낭미충증 환자는 보통 경련·발작 증상을 겪는 경우가 많지만, 이 환자는 발작 없이 편두통 악화만 나타났다는 점도 특징적이다.

의료진은 "편두통 자체는 흔한 증상이지만, 두통 양상이나 빈도가 갑자기 변한다면 새로운 질환 가능성을 의심해야 한다"며 "특히 풍토병 지역 여행 이력이나 감염 위험 요인이 있는 경우 보다 면밀한 병력 확인과 검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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