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척=스포츠조선 고재완 기자] 또 전날 끝내기의 악몽이 떠오르는 순간이었다.
NC 다이노스는 10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의 원정 경기에서 4대2로 승리를 거뒀다.
하지만 간신히 이겼다는 표현이 맞다. 9회초까지 4-0으로 앞서가던 NC는 9회말 무사 만루상황을 맞았다. 마운드에 류진욱과 송명기가 연달아 올라왔지만 아웃카운트 하나 잡지 못하고 2-4로 추격당했다. 류진욱이 볼넷 1개, 송명기가 볼넷 2개만 기록했을 뿐이다.
절체절명의 위기였지만 NC에는 배재환이 있었다. 무사 만루 상황에서 타석에는 9일 추격의 스리런포를 쏘아올렸던 케스턴 히우라가 섰다. 히우라는 바로 전날(9일) 배재환에게 쫓아가는 스리런 홈런을 빼앗아 냈던 공포의 대상이었다. 게다가 이미 송명기가 2B를 만들어놓은 상황이었다.
하지만 배재환은 덤덤히 타자들을 지워나갔다. 히우라, 임병욱, 이형종을 모조리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경기를 끝냈다.
경기 후 배재환은 "올라갈 때 딱히 긴장되거나 그런 건 없었다. 오히려 아웃카운트를 하나씩 잡아가면서 그때 더 긴장이 되더라"고 덤덤하게 입을 열었다.
"어제 홈런 맞은 생각은 전혀 안 났다. 다만 히우라 선수가 앞선 경기에서 김태경이 던질 때 바깥쪽 빠진 슬라이더에 손이 닿아 안타를 만드는 걸 봤다. 어제 제가 홈런을 맞은 구종도 슬라이더였다. 그래서 '슬라이더만 안 던지면 안 맞겠다', '직구를 던지면 안 맞겠다'고 생각했다. 구창모가 직구를 많이 쓰는 모습을 복기하면서 나도 직구 위주로 승부해 카운트를 잡은 게 주효했다."
배재환은 "임병욱 선수 때는 한가운데로 포크볼을 밀어 넣는다는 느낌으로 던졌다"라며 "마지막 결정구까지 포크볼이 잘 떨어져 주면서 삼진을 잡았다"고 설명했다. 마지막 타자 이형종마저도 가장 자신 있는 직구와 포크볼의 조합으로 삼진 처리하며 3시간 52분의 혈투를 자신의 손으로 직접 끝마쳤다.
배재환은 최근 4경기 연속 실점을 기록하며 마운드에서 심리적으로 다소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었다. 그는 "4경기 연속 실점하고 있던 걸 스스로 당연히 세고 있었다"고 고백하며 "오늘 마운드에 올라갈 때는 '이제는 진짜 점수를 안 줄 때가 됐다'는 긍정적인 마음가짐으로 올라갔다. 요즘 던질 때는 더 이상 잃을 게 없다는 생각으로 편하게 던지려고 한다"며 강심장의 비결을 전했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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