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체적 마운드 부실 확인, 한화의 소득?

최종수정 2013-03-31 10:39

한화 마무리 투수 안승민이 30일 롯데와의 개막전에서 9회말 등판해 힘차게 투구를 하고 있다. 부산=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

한화 김응용 감독은 30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와의 개막전에 앞서 "첫 경기에서 지고 싶어하는 감독이 어디 있겠나. 다 이기고 싶지"라며 승리에 대한 열망을 드러냈다. 그러나 5대6으로 역전패를 당한 뒤에는 "선수들이 열심히 해줬다. 그러나 투수들이 볼넷이 많았다"라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김 감독에게 이날 경기는 통산 23번째 개막전이었다. 김 감독은 지난 83년 해태 시절 삼성을 상대로 첫 개막전을 치렀다. 당시 5대5로 비긴 김 감독은 이날까지 통산 23차례 개막전에서 11승2무10패를 기록했다. 지난 2001~2004년 삼성 사령탑을 맡았을 때 기록한 개막전 4연승 행진도 멈춰섰다.

9년만의 현장 복귀전이었지만, 여러가지로 아쉬움이 남는 경기였다. 특히 시즌 전 우려대로 타선보다는 마운드에서 총체적인 부실이 드러났다. 타선은 11안타를 치며 5점을 뽑아내 기대에 부응했지만, 투수들은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역전을 허용했다. 4사구가 발목을 잡았다. 특히 4-1로 앞선 6회말 수비때 무사 만루서 밀어내기 볼넷과 사구를 연속해서 내주며 동점을 허용한 것이 뼈아팠다. 부동의 마무리로 낙점을 받은 안승민마저 9회말 안타 2개와 볼넷 2개를 내주며 1점차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무너진 것은 충격이었다.

시범경기 동안 타선 부진 때문에 걱정이 컸던 김 감독은 사실 마운드 운영에 대한 고민이 더 깊었다. 이날 김 감독은 김태균을 3번이 아닌 4번에 배치하는 등 시범경기와는 다른 타순으로 경기에 임했다. 톱타자에 이대수를 기용한 것도 이례적이었다. 그만큼 승리에 대한 갈망이 컸다는 이야기다. 중반까지는 김 감독의 계획대로 경기가 풀렸으나, 6회말 선발 바티스타가 안타와 볼넷을 연속으로 맞고 무사 1,2루의 위기에 몰리면서부터 뭔가 꼬이기 시작했다.

이어 등판한 임기영은 김 감독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강민호를 사구로 내보내며 상황을 악화시켰다. 2년차인 임기영은 시범경기서 김 감독으로부터 칭찬을 들으며 불펜으로 가능성을 보였던 투수. 하지만 개막전의 부담감을 이겨내지 못하고 등판하자마자 강민호의 허벅지를 맞혔다. 임기영이 투구 동작에 들어가기 직전 강민호가 타임을 요청했는데 김풍기 구심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은 상황에서 던진 3구째가 몸쪽 볼이 되며 타격 자세를 취하지 않고 손을 들고 서있던 강민호를 맞힌 것이었다.

계속해서 왼손 윤근영과 셋업맨 송창식이 등판했지만, 컨트롤 불안을 드러내며 연속으로 밀어내기 4사구를 내주고 말았다. 김 감독이 걱정했던 부분이 현실이 된 셈이었다. 안승민의 경우 지난해 후반기부터 붙박이 마무리로 나섰기 때문에 1점차 리드를 지켜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됐다. 하지만 9회말 첫 타자 전준우의 땅볼 타구가 3루를 맞고 튀어오르며 내야안타가 되자 컨트롤 불안에 시달렸다. 개막전에서 1점차 리드를 지키기 위해서는 집중력 못지 않게 배짱도 필요한 상황이었으나, 1사 1루서 고의4구와 볼넷을 내주며 위기를 자초했다. 장성호의 좌전안타는 안승민에게 결정타가 됐다.

차라리 개막전에서 이같은 문제점을 확인했다는 것은 그나마 소득이다. 투수 운용에 대한 힌트를 얻었다는 점에서 충격적인 역전패로만 받아들일 필요는 없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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