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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럼프는 예고없이 찾아온다. 그런데 도무지 해결되지 않을 것 같은 슬럼프가 때로 작은 실마리 하나로 눈 녹듯이 풀리기도 한다. 그래서 "빗맞은 안타라도 하나 나오면 될텐데…"하며 아쉬워하는 타자들이나 코치들이 꽤 많다. 정타가 아니더라도 타자의 심리적 압박을 풀어줄 수 있는 실마리라면 무엇이든 좋다는 뜻이다.
이 홈런에는 여러가지 의미가 담겨있다. 우선 최희섭이 부진을 털어낼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최희섭은 지난 5월 4일 목동 넥센전 이후로 한 달이 넘도록 홈런 손맛을 보지 못했다. 5월 초까지 뜨겁게 달아올랐던 방망이가 확 식어버렸다. 당시 최희섭은 시즌 두 번째로 멀티홈런(한 경기 2홈런 이상)을 기록하며 홈런 선두권에 있었다. 8개의 홈런으로 SK 최 정과 나란히 홈런 레이스 공동 1위였다.
더불어 최희섭의 홈런은 점차 약해져가던 KIA 중심타선이 새롭게 분위기를 추스를 수 있다는 의미도 된다. 최근 KIA는 전반적으로 타격 부진에 시달리고 있다. 최근 들어서는 김주찬의 가세로 인해 공격력이 다소 살아나고 있는데, 하필 이런 시기에 악재가 또 생겼다. 주전 3루수이자 중심타자 이범호의 몸상태가 또 안좋아진 것이다.
지난 2년간 이범호를 괴롭혔던 고질적인 허벅지 햄스트링이 재발 기미를 보이고 있다. 그래서 이범호는 7일과 8일 넥센전에 연속으로 결장했다. 6일 부산 롯데전에서도 허벅지 때문에 지명타자로 뛰었는데, 이 경기에서 베이스러닝 도중에 또 통증이 생기고 말았다. 이로 인해 이틀간 휴식을 취하며 허벅지 상태를 살피는 중이다.
이범호가 큰 부상없이 돌아온다고 해도 다시 타격감을 되찾는 데에는 시간이 걸린다. 이런 상황에서 최희섭이 간판 거포로서의 제 몫을 해주게 된다면 KIA로서는 무척이나 고무적인 상황을 맞이하게 된다. 과연 최희섭이 35일 만에 터진 홈런포를 '여름 대폭격'의 도화선으로 이용할 수 있을 지 주목된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