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최희섭에게 '35일 만의 9호홈런'이 주는 의미는?

최종수정 2013-06-09 13:09

롯데 자이언츠와 KIA 타이거즈의 2013프로야구 경기가 4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렸다. 경기전 KIA 최희섭이 롯데 코치진을 향해 묵례를 하고 있다.
부산=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13.06.04/

슬럼프는 예고없이 찾아온다. 그런데 도무지 해결되지 않을 것 같은 슬럼프가 때로 작은 실마리 하나로 눈 녹듯이 풀리기도 한다. 그래서 "빗맞은 안타라도 하나 나오면 될텐데…"하며 아쉬워하는 타자들이나 코치들이 꽤 많다. 정타가 아니더라도 타자의 심리적 압박을 풀어줄 수 있는 실마리라면 무엇이든 좋다는 뜻이다.

KIA 최희섭도 길었던 슬럼프 탈출의 실마리를 찾은 것처럼 보인다. 최희섭의 경우에는 '빗맞은 안타' 정도의 작은 실마리가 아니다. 제대로 배트 중심에 걸려 화끈하게 담장을 넘어간 홈런이다. 뚜렷하고도 확실한 실마리인 셈이다.

최희섭은 8일 목동 넥센전에서 7-4로 앞선 8회초 선두타자로 나와 넥센 두 번째 투수 이정훈으로부터 큼직한 우월 솔로홈런을 쳐냈다. 볼카운트 1B1S에서 3구째를 제대로 잡아당겨 비거리 120m짜리 홈런으로 연결했다.

이 홈런에는 여러가지 의미가 담겨있다. 우선 최희섭이 부진을 털어낼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최희섭은 지난 5월 4일 목동 넥센전 이후로 한 달이 넘도록 홈런 손맛을 보지 못했다. 5월 초까지 뜨겁게 달아올랐던 방망이가 확 식어버렸다. 당시 최희섭은 시즌 두 번째로 멀티홈런(한 경기 2홈런 이상)을 기록하며 홈런 선두권에 있었다. 8개의 홈런으로 SK 최 정과 나란히 홈런 레이스 공동 1위였다.

그런데 이 멀티홈런이 나온 뒤로 한 달이 넘도록 홈런 손맛을 보지 못했다. 가장 큰 원인은 왼쪽 손목이 좋지 않았기 때문이다. 최희섭은 지난 4월 25일 마산 NC전 때 상대 투수 아담이 던진 공에 왼쪽 손목을 강타당했다. 다행히 큰 부상은 아니었지만, 이후 제대로 손목 힘을 쓰지 못했다. 이 사건 이후 최희섭은 5월초까지 3개의 홈런을 추가했는데, 좋지 못한 손목으로 타격을 하면서 밸런스가 무너지는 결과로 이어지고 말았다.

결국 최희섭은 5월 내내 극심한 타격부진에 시달렸다. 5월 한 달간 최희섭은 타율 2할6푼1리에 2홈런 6타점으로 부진했다. 이 부진을 벗어나려고 길었던 머리카락도 다 자른 최희섭이다. 하지만 다시 35일 만에 홈런 타구를 날리게 됐다는 것은 이제 서서히 밸런스가 다시 맞아가고 있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더불어 최희섭의 홈런은 점차 약해져가던 KIA 중심타선이 새롭게 분위기를 추스를 수 있다는 의미도 된다. 최근 KIA는 전반적으로 타격 부진에 시달리고 있다. 최근 들어서는 김주찬의 가세로 인해 공격력이 다소 살아나고 있는데, 하필 이런 시기에 악재가 또 생겼다. 주전 3루수이자 중심타자 이범호의 몸상태가 또 안좋아진 것이다.

지난 2년간 이범호를 괴롭혔던 고질적인 허벅지 햄스트링이 재발 기미를 보이고 있다. 그래서 이범호는 7일과 8일 넥센전에 연속으로 결장했다. 6일 부산 롯데전에서도 허벅지 때문에 지명타자로 뛰었는데, 이 경기에서 베이스러닝 도중에 또 통증이 생기고 말았다. 이로 인해 이틀간 휴식을 취하며 허벅지 상태를 살피는 중이다.

이범호가 큰 부상없이 돌아온다고 해도 다시 타격감을 되찾는 데에는 시간이 걸린다. 이런 상황에서 최희섭이 간판 거포로서의 제 몫을 해주게 된다면 KIA로서는 무척이나 고무적인 상황을 맞이하게 된다. 과연 최희섭이 35일 만에 터진 홈런포를 '여름 대폭격'의 도화선으로 이용할 수 있을 지 주목된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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