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0승 김응용 감독, 희망있다고 한 이유

기사입력 2013-08-04 09:23


3일 창원 NC전에서 통산 1500승 달성에 성공한 한화 김응용 감독은 "앞으로 희망이 있다"고 말했다. 후반기 들어 한화가 조금씩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 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한화 김응용 감독은 3일 창원 NC전에서 통산 1500승을 달성한 뒤 "1승 1승이 쌓이다 보니 1500승을 했지만, 나에게는 내일의 1승과 바꾸고 싶다"고 했다.

밑바닥으로 처진 팀의 현실에서 통산 성적을 기뻐할 상황이 아니라는 이야기였다. 김 감독은 "지금은 경기수가 많아 2000승 감독도 금방 나올 것"이라며 대기록 달성에 큰 의미를 두지 않았다. 그러면서 던진 말은 "그래도 후반기 선수들이 하는 것을 보니 희망이 있다"였다.

김 감독이 느낀 희망은 무엇일까. 한화는 이날까지 후반기 들어 2승6패를 기록했다. 외형적인 성적은 전반기보다 나을 것이 없다. 그러나 경기 내용을 들여다보면 김 감독의 '희망'이라는 단어을 이해할 수 있다. 6패 가운데 3점차 이내 패배가 4번이었다. 나머지 2경기는 4점차 패였다. 일방적으로 몰린 경기가 없었다는 의미다. 한화는 전반기 선발투수가 경기 초반 대량실점을 해 경기를 포기하는 경우가 수없이 많았다. 그러나 후반기 들어서는 경기가 끝날 때까지 승부다운 승부를 펼치고 있다.

투타 기록도 향상됐다. 후반기 8경기에서 올린 팀타율은 2할8푼4리이고, 팀평균자책점은 4.25다. 9개팀 가운데 각각 4위, 5위의 기록이다. 마운드의 안정감이 눈에 띄게 향상됐고, 찬스에서의 타선 집중력도 몰라보게 달라졌다. 이날 NC전에서는 1-2으로 뒤지고 있던 4회 찬스에서 이대수의 2타점 3루타와 엄태용의 적시타로 3점을 뽑아 전세를 뒤집었다.

수비에서도 안정감이 눈에 띈다. 전반기 게임당 평균 0.61개였던 실책수가 후반기에는 2개로 평균 0.25개로 줄었다. 후반기 실책수가 가장 적은 팀이 한화다. 김 감독은 "올스타 브레이크 이후 훈련량이 늘었다. 실력이 안되면 훈련을 많이 하는 수밖에 없다"며 "수비와 방망이가 많이 좋아졌다"고 했다. 한화는 올스타 브레이크 5일 가운데 하루를 뺀 나머지 4일 동안 대전구장에서 강도높은 훈련을 실시했다. 김 감독이 희망을 말할 수 있게 된 계기가 바로 올스타 브레이크였다.

'리빌딩'의 희망도 보이고 있다. 이날 NC전 선발로 나선 대졸 신인 송창현은 5이닝 동안 2실점하는 호투를 펼치며 생애 첫 선발승을 거뒀다. 지난해 11월 롯데와의 트레이드서 장성호를 내줄 때 김 감독이 직접 고른 선수가 송창현이다. 왼손인데다 당당한 체구(키 1m81,몸무게 100㎏)와 침착한 성격이 김 감독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올시즌 5번째 선발 등판만에 승리를 따내며 김 감독에 뜻깊은 보답을 했다. 김 감독은 이날 선발로 가능성을 보인 송창현과 고졸 신인 조지훈, 두 명의 젊은 투수에게 기회를 계속 줄 생각이다.

포수 엄태용의 등장도 신선하기만 하다. 김 감독이 "이제는 포수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된다"고 할 정도로 엄태용의 성장은 눈부시다. 지난해 입단해 신고선수 신분으로 내려가기도 했던 엄태용은 지난달 30일 목동 넥센전부터 선발로 출전하고 있다. 현재로서는 엄태용이 후반기 내내 선발로 마스크를 쓸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공격적인 투수 리드 뿐만 아니라 블로킹 능력도 뛰어나다. 9개팀중 가장 많은 63개의 폭투를 기록중인 한화는 엄태용이 마스크를 쓰고 있는 동안에는 1개 밖에 범하지 않았다. 이날 NC전에서 7회 박정진의 원바운드 공이 폭투가 됐을 뿐, 엄태용의 블로킹 능력은 김 감독을 흡족하게 하고 있다. 타석에서도 5경기 연속 안타를 치며 4타점을 올렸다.

김 감독은 후반기 목표 승률을 5할이라고 했다. 현실적으로 어려운 수치이기는 하지만, 지금 김 감독이 느낀 희망은 승수 추가에 속도를 붙일 수 있다는 자신감이기도 하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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