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의 팔색조 볼배합, 새로운 패턴 눈에 띄네!

기사입력 2013-08-09 11:59



'LA 몬스터' 류현진(26)이 새로운 패턴을 선보이며 순항하는 모습을 보였다.

LA 다저스의 류현진은 9일(이하 한국시각) 부시스타디움에서 열린 세인트루이스와의 원정경기에 선발등판했다. 시즌 22번째 선발등판, 류현진은 세인트루이스 타선을 7이닝 1실점(비자책)으로 봉쇄하며 시즌 11승(3패) 달성을 눈앞에 두고 있다.

이날 류현진의 피칭 패턴에선 특이한 점이 보였다. 기존과 달리 우타자 상대로 슬라이더, 좌타자 상대로 체인지업을 많이 던졌다. 기존 패턴이 공식화되면서 상대에게 간파당할 때가 되자, 역으로 가는 모습이 나온 것이다. 류현진과 주전 포수 A.J.엘리스의 수싸움이 통했다고 볼 수 있다.

이날 투구수는 110개. 이중에서 직구가 51개로 가장 많았고, 체인지업(25개)과 슬라이더(24개)가 뒤를 이었다. 커브는 10개 던졌다. 평소보다 체인지업 비율이 줄고, 슬라이더 비율이 늘어난 게 눈에 띄었다.

이날 세인트루이스는 라인업에 좌타자가 단 2명 포진해 있었다. 1번타자 맷 카펜터와 6번 존 제이였다. 카펜터와 첫 상대 때 높은 직구로 우익수 뜬공을 유도한 류현진은 3회 두번째 맞대결에선 몸쪽으로 체인지업을 꽂아 넣어 삼진을 잡아냈다. 지난달 28일 신시내티 추신수와의 맞대결 때 재미를 본 패턴이었다. 당시 추신수는 전혀 예상치 못한 공에 2타수 무안타 1볼넷으로 고개를 숙였다. 류현진은 4회 존 제이의 두번째 타석 때도 체인지업을 이용해 1루수 앞 땅볼을 유도했다.

널리 알려진대로 류현진의 결정구는 서클체인지업이다. 그를 금세 메이저리그 수준급 선발투수로 정착시킨 공이다. 하지만 이 체인지업은 우타자 상대로 재미를 본 공이다. 상대적으로 좌타자에게 던질 만한 구종이 약했다. 우타자보다 좌타자 상대 피안타율이 높았던 이유다. 보통의 왼손투수는 좌타자에게 강점을 보이기 마련이지만, 류현진은 반대로 우타자에게 강했다.


LA 다저스 류현진. 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3.4.14
좌타자 상대로는 슬라이더를 주로 던졌다. 하지만 체인지업에 비해 메이저리그 정상급 구종은 아니었다. 서드피치가 다소 약했다. 국내와 달리, 류현진의 슬라이더나 커브는 빅리거들에게 쉽게 공략당했다.

류현진은 결국 정반대로 가는 패턴을 선택했다. 체인지업을 좌타자 몸쪽으로 꽂아 넣는 것이다. 물론 밋밋하게 갈 경우엔 그만큼 공략당하기 쉬운 공도 없다. 하지만 류현진은 절묘한 컨트롤로 이를 극복해내고 있다. 류현진표 체인지업은 브레이킹볼 본연의 역할에서 벗어나는 법이 없다.


우타자 상대로도 슬라이더를 자주 던졌다. 이날 총 투구수 110개 중 24개가 슬라이더였다. 체인지업(25개)와 거의 비슷한 수준이었다. 분명 의도된 패턴이었다. 류현진은 1회 앨런 크레이그에게 몸쪽으로 붙는 슬라이더를 던져 삼진으로 돌려 세웠다. 결정구는 아니었지만, 카운트를 잡기 위해 슬라이더를 많이 섞었다.

이제 류현진을 상대하는 우타자들은 모두 체인지업을 머릿속에 그리고 나온다. 이런 상황에서 슬라이더나 커브를 적재적소에 섞는다면, 상대는 당황할 수밖에 없다. 어느 정도 전력이 노출된 상황에서 이제 수싸움으로 가는 것이다.

류현진은 이날 1번타자부터 3번타자를 완벽히 봉쇄하면서 손쉽게 경기를 풀어갔다. 공격의 첨병 역할을 하는 이들을 막아내면서 피해를 최소화했다. 4번 맷 홀리데이와 5번 데이비드 프리스에게 2안타를 맞았지만, 나머지 타자들에겐 단 1안타만을 허용했다. 6회 나온 이 안타는 카펜터의 유격수 쪽 깊숙한 내야안타였다.

4회 실점은 다저스 중견수 안드레 이디어의 송구실책으로 나왔다. 물론 2사 후 4,5번타자에게 연속안타를 허용한 게 문제였지만, 실책으로 인해 비자책 실점으로 기록됐다. 만약 앞선 상위타순에서 안타를 허용했다면, 대량실점으로 이어질 수도 있었다. 경기를 쉽게 풀어가기 위해 단단히 대비를 하고 나온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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