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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 앞으로 다가온 추석 연휴. 어김 없이 귀성전쟁이 시작된다.
한화 김응용 감독(72). 프로야구 통산 최다승과 최다우승에 빛나는 명장이다. 야구인으로 이룰 건 다 이룬 선망의 대상. 하지만 '감독' 아닌 '인간' 김응용의 삶 이면에는 한 평생 벗어나지 못한 작은 그늘 조각이 있다. 한국전쟁 당시 불과 아홉살 어린 나이로 고향을 등지고 어머니와 생이별한 채 남쪽으로 내려온 실향민. 마지막이 될지 상상조차 못했던 어머니의 얼굴. 60년 세월에 마모돼 기억조차 흐릿하다. "잠깐 있다가 볼거라고 생각했어. 그게 마지막이 될거라고는 생각도 못했지. 그렇게 보고 싶었던 어머니인데 이상하게 모습이 기억이 잘 안 나네…."
낯 선 남녘땅의 끝자락 부산. 악착같이 노력해 야구로 성공했다. 선수로 지도자로 남 부럽지 않은 삶을 살았다. 하지만 '코끼리 감독'의 넓은 가슴 한켠에는 '그리움'이 해묵은 먼지처럼 켜켜이 쌓여 있다. "매년 명절 때 되면 북녘땅이 더 많이 생각나지. 이산가족 상봉? 그거 이미 예전에 신청해 놓았어. 가끔 확인 전화만 오더라구. 모두 돌아가셔서 더 이상 찾을 가족이 없는 건지…." 가벼운 한숨이 새나온다. 경색됐던 남북관계가 해빙모드로 전환되면서 추진되고 있는 이산가족 상봉. 김 감독에게는 이제 큰 설렘을 주지 못하는 무심한 일상사가 돼 버린듯 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