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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좌완 선발 유희관은 상징적인 선수다. 많이 알려진 '느림의 미학'으로 대표되는 선수다. 패스트볼 최고시속은 135㎞ 정도다.
그는 두산의 4명의 선발 요원에 포함돼 있다. 올해 또 다시 시험대에 서야 한다. 그동안 느리지만, 볼 끝이 좋은 패스트볼과 뛰어난 제구력, 그리고 싱커, 슬라이더, 커브 등 다양한 구종으로 타자들을 요리했다. 하지만 그의 레퍼토리는 벌써 2년이 됐다. 타자들이 충분히 적응할 수 있는 시간이다.
올 시즌 그는 신구종을 장착한다. 포크볼이다. 그는 "새로운 구종 하나를 장착해야 할 시기가 왔다. 왼쪽 타자를 공략하기 위한 시도"라고 했다.
유희관은 오른쪽 타자에게 싱커라는 확실한 결정구가 있다. 하지만 좌타자에게는 승부할 수 있는 마땅한 구종이 없는 게 사실.
포크볼에 대한 언급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3년 이미 유희관은 종종 포크볼을 사용했었다. 그는 "당시 던지긴 했지만, 결정구는 아니었다. 간간이 섞어 던졌는데, 그렇게 큰 효과는 없었다"고 했다.
2014년 시즌을 앞둔 스프링캠프에서 유희관은 "포크볼을 던지겠다"고 했었다. 그러나 실전에서 사용하지 못했다. 아니, 사용할 수 없었다.
유희관은 "실전에서 사용하기 위해서는 좀 더 익숙해져야 했다. 지난해에는 능숙하지 못했다. 그래서 실전에서 던지지 못했다. 하지만 연습은 계속 하고 있었다. 올해 포크볼을 실전에서 제대로 던질 것"이라고 했다.
중대한 변화다. 유희관의 주무기 중 하나는 싱커다. 포크볼과는 상극의 구종이다. 싱커는 부드럽게 공을 옆으로 쓸어담듯이 던진다면, 포크볼은 찍어던져야 하기 때문이다. 두 구종을 던지는 메커니즘 자체가 완전히 다르기 때문에 두 가지 공을 동시에 능수능란하게 던지기는 쉽지 않다. 유희관의 손기술은 타고난 부분이 있지만, 실전에서 더욱 완벽하게 포크볼을 구사하기 위해서는 부담스러운 면이 있다. 하지만 유희관이 완벽하게 포크볼을 장착한다면, 더욱 위력적인 투수로 거듭날 수 있다. 기본적으로 구종 하나가 추가된다는 것은 타자들에게 유희관의 '5지선다(패스트볼, 싱커, 슬라이더, 두 가지 커브)'가 '6지선다'로 늘어나는 것을 의미한다. 게다가 약점인 좌타자 대응에 대한 강력한 주무기가 될 수 있다는 이점도 있다.
결국 올해 유희관의 성공여부는 포크볼에 달려있다. 지켜봐야 할 부분이다. 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