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말 불거진 해외원정도박 파문은 리그에 대한 불신과 실망을 키웠다. 팬들의 큰 아쉬움을 통해 역설적으로 선수들에 대한 기대와 애정을 확인할 수 있었다. 선수 개인의 일탈행위가 가져오는 파괴력은 엄청나다. 몇몇의 잘못된 행동은 리그 전체의 명예를 실추시키고 일반화의 오류를 최소화 한다고 해도 선의의 피해자 양산을 막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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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야구위원회(KBO)는 매번 실시하는 신인교육에서 승부조작과 도핑 뿐만 아니라 도박 등 개인적인 일탈행위에 대해서도 교육을 해 왔다. 지난 6일 대전에서 열린 '신인선수 교육'에서는 프로선수로서 가져야할 소양과 함께 부정방지, 도핑, 음주와 도박 등 잘못된 일에 대한 처벌과 엄단 의지 등을 주지시켰다.
매번 사건이 벌어질 때마다 KBO 차원에서도 처벌을 내리고 있다. 또 SNS 등 커뮤니케이션의 발달로 팬들의 분노에 대한 압박감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처벌 수위도 계속 높아지는 추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또다시 문제가 터질 것 같은 불안감은 상존한다.
알려져봐야 구단에 도움될 것이 없고, 문제만 커진다고 여긴 탓이다. 지방 구단은 오히려 지역사회와 연결고리가 강해 이러한 일이 상대적으로 더 잦은 경우가 많다. 지속적인 선수난과 성적에 대한 부담으로 구단은 선수들과의 관계에서 '을'이 된 지 오래다. 선수들의 행위에 대한 소문을 가장 먼저 듣는 이들도 사실은 구단관계자들이다. 하지만 문제를 확인해도 선수들을 조용히 타이를 뿐 적극적인 징계를 내리는 경우는 드물다. 수사당국에 사건이 알려져 공개되거나 팬들 사이에 크게 회자되지 않으면 십중팔구 덮는다.
이런 관행이 이어지다보니 선수들의 도덕적 해이는 뿌리뽑히지 않는다. 좋은 선배들을 보고 배우고 스스로 나쁜 일을 멀리하는 개인적인 노력이 첫번째겠지만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 리그를 건강하게 지키려면 강제적인 수단이 뒷받침돼야 한다. 각 구단이 리그를 위해 도덕적 안전망을 좀더 촘촘하게 손질해야할 시점이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