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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는 팀 스포츠다. 1군 엔트리에 든 27명의 선수, 코칭스태프, 프런트의 협심이 필요하다. 반면 개개인의 상징성과 존재감도 무시할 수 없다. '키 플레이어'란 이름의 그들이다.
류제국은 KBO리그 첫 해인 2013년 20경기에서 12승2패 3.87의 평균자책점을 찍으며 '승리의 아이콘'으로 불렸다. 우여곡절 끝에 LG 유니폼을 입으면서 다양한 변화구를 구사해 타자를 요리했다. 당시 '잠실 라이벌' 두산 베어스에서는 "우리도 류제국 같은 선수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하소연이 나왔다. 막 입단한 선수가 연패를 끊어주고, 연승을 이어가는 에이스 노릇을 하니 잔뜩 부러워 했다.
그는 2014년에도 27경기에서 9승7패 평균자책점 5.12로 기본은 했다. 무릎 통증을 안고 있었지만 로테이션을 지키면서 LG 마운드의 무게 중심을 잡아줬다. 하지만 지난해 수술 여파로 부진했다. 24경기에서 4승9패 4.78의 평균자책점을 찍었다. 타선의 도움이 없었다 해도 위압감이 뚝 떨어졌다. 연봉도 2억3000만원에도 1억8000만원으로 깎였다.
롯데는 새롭게 지휘봉을 잡은 조원우 감독에게 달렸다는 평가다. '야구의 도시' 부산에는 열성을 넘은, 극성팬 숫자가 적지 않다. 긴 페넌트레이스를 치르면서 뚝심 있게 밀어붙이는 게 중요하다. 그런 부분에서 김시진 전 감독, 이종운 전 감독은 아쉬움을 남겼다. 양승호 전 감독의 경우 "연패에 빠졌을 땐 택시 타기가 두려웠다"면서도 끝내 자신의 야구 철학을 고집했지만 두 감독은 잦은 보직 전환 등으로 뒷말을 낳았다.
조원우 감독은 코치 시절 팀 내에서 아주 좋은 평가를 받은 지도자다. 롯데, 두산, SK에서 수비, 주루 훈련법은 물론 상대 투수 습관을 읽어내는 데도 비상한 능력을 보였다. 늘 원칙을 중요시했고 선수들과의 소통도 원활했다. 그리고 이제 롯데 선수단을 이끌며 "기본에 충실하라"고 주문하고 있다. 올 캠프에서는 '디펜스 데이'를 만들어 최근 몇 년 간 롯데 최대 약점으로 지적된 실책을 줄이기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지금의 카리스마, 추진력을 정규시즌에도 유지할 수 있는지가 관건이다.
김기태 감독 체제 2년 째를 맞은 KIA는 나지완에게 달렸다. 그는 지난해 116경기에서 타율 0.253, 7홈런 31타점으로 최악의 시즌을 보냈다. 시즌 초반부터 타격감을 찾지 못했고, 김 감독은 "100타석까지 무조건 지켜본다"고 했지만 결국 2군행을 통보할 수밖에 없었다.
KIA는 지난 시즌 팀 타율이 0.251로 10개 구단 꼴찌였다. 팀 득점(648점)도 10위, 팀 타점(602개)은 LG(601개)에 간신히 앞선 9위였다. 이는 밥상을 차리지 못하는 테이블세터와 더불어 한 방을 터트리지 못한 중심 타선의 문제였다. 그 중 나지완의 부진이 가장 컸다. 당시 팬들은 그를 기다려주면서 버린 시간, 찬스, 타석 등을 거론하며 답답함을 호소했다. 그렇다면 과연 올해 나지완은 달라질 수 있을까. 확실한건 몰라보게 슬림해지면서 의욕을 다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함태수 기자 hamts7@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