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점차로 뒤진 경기 막판. 어떤 사령탑이든 불펜에서 가장 믿는 카드를 꺼내들게 마련이다. 한화 이글스 김성근 감독은 1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열린 SK와이번스전 9회초 1사후 정우람을 투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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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결과적으로 정우람의 투입은 대참사였다. 실점을 막아 역전의 바탕을 마련하라는 의도로 낸 정우람은 아웃카운트를 1개도 잡지 못한 채 4실점했다. 안타 3개와 고의4구 1개로 1점을 내준 뒤 만루 상황에서 송신영과 교체됐고, 송신영이 희생플라이와 2타점 적시타로 정우람의 승계주자 3명을 더 홈에 불러들였다. 최악의 부진이었다.
심상치 않은 상황이다. 사실 5월31일 SK전 때도 정우람은 썩 좋은 모습이 아니었다. 1사후 고메즈에게 홈런을 맞은 뒤 2사 때는 김성현에게 또 우전안타를 맞았다. 이명기를 1루수 땅볼로 잡아 추가 실점을 막았지만, 투구수가 24개로 많았다. 이 경기 전까지 정우람의 이닝당 평균투구수는 15.6개였다. 제구가 정확하지 않았고, 파울로 커트도 많이 당했다.
결국 전반적으로 정우람의 구위가 하락한 것으로 분석된다. 그리고 이런 현상이 벌어지게 된 가장 직접적인 요인으로 뺑소니 교통사고의 후유증을 생각해볼 수 있다. 27일 새벽에 일어난 사고는 사실 그리 크지 않았다. 그리고 정우람은 이후 4일간 푹 쉬면서 혹시 모를 사고 후유증에 대비했다. 그리고 충분히 사고 여파에서 벗어난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이후 나선 경기에서 지속적으로 실점을 하고 구위가 떨어지는 현상이 나타나는 것을 볼때 아무래도 사고의 여파가 완전히 가시지 않았다고 볼 수 있다. 아무리 경미한 차량 충돌 사고라도 후유증의 여파는 사람마다 다르다. 특히나 투수는 몸의 작은 이상에도 매우 민감하게 반응한다. 결과적으로 정우람 역시 겉으로 드러나는 통증 등은 없을 지라도 미세하게 몸 전체의 밸런스나 균형이 달라졌을 수 있다. 때문에 좀 더 세심한 관리가 필요할 듯 하다. 어렵게 만든 상승 무드를 길게 이어가게 하려면 정우람의 구위와 자신감을 회복시키는 게 급선무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