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영건 투톱 박세웅-박진형 이젠 믿을만한가

기사입력 2016-06-04 08:52


롯데 박세웅은 지난 2일 kt전에서 8이닝 5안타 1실점의 호투를 펼치며 부진에서 벗어났다. 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롯데 자이언츠 '영건'들의 성장이 눈부시다.

이틀 연속 20대 초반의 젊은 선발투수들이 7이닝 이상을 소화하며 불안한 로테이션에 희망의 메시지를 던졌다. 주인공은 박세웅(21)과 박진형(22)이다. 박세웅은 2014년 1차 지명을 받고 kt에 입단해 지난해 롯데로 이적했다. 박진형은 2013년 강릉고를 졸업하고 2라운드 13순위로 롯데에 입단했다. 두 선수 모두 지난해 1군에 데뷔했다.

롯데는 베테랑 송승준이 어깨 부상으로 재활을 진행하고 있고, 전지훈련서 부활 가능성을 보였던 고원준이 부진 끝에 2군에 있다 두산 베어스로 트레이드되면서 선발 자리가 불안했던 상황이다. 린드블럼과 레일리의 뒤를 받치는 토종 선발진이 마땅치 않았다. 때마침 박세웅과 박진형이 잇달아 호투를 펼쳐보이면서 희망이 보이기 시작했다.

박세웅은 지난 2일 kt를 상대로 8이닝 동안 5안타 1실점(비자책점)으로 자신의 한 경기 최다 이닝을 소화했다. 지난달 21일 두산 베어스전, 27일 한화 이글스전에서 각각 4이닝 5실점, 2⅔이닝 7실점하는 부진을 보였던 박세웅은 전혀 다른 패턴의 투구를 보이며 이닝을 길게 끌고 갔다. 공격적인 피칭과 노련한 볼배합이 돋보였다. 그동안 게임마다 기복이 컸던 박세웅으로서는 안정감을 유지할 수 있는 비결을 찾은 셈이다. 140㎞대 후반의 묵직한 직구와 포크볼이 주무기인 박세웅은 유인구 위주의 투구보다는 스트라이크존 구석구석을 찌르는 피칭이 필요하다는 지적을 받았었다.

박진형은 올초 전지훈련서 큰 기대를 받았던 투수다. 당시 조원우 감독은 "박진형을 중요하게 쓸 수 있을 것"이라며 기대감을 보였다. 2군서 시즌을 시작한 박진형은 지난 4월 13일 1군에 올라 불펜 보직을 부여받았다. 주로 뒤지고 있는 경기에서 롱릴리프 역할을 맡았다. 그러다 선발 자리가 생겼고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지난달 22일 두산을 상대로 생애 첫 선발등판해 5이닝 2안타 무실점의 기대 이상의 피칭으로 데뷔 첫 승을 따냈다. 이어 5월 28일 한화전에서는 5⅓이닝 동안 6안타를 허용하고 4점을 내주며 선발 임무를 무난하게 소화했다.

그리고 지난 3일 NC 다이노스와의 홈게임에서 7이닝 동안 안타 1개와 4사구 4개를 허용하는 데뷔 이후 최고의 피칭을 펼치며 2실점으로 틀어막았다. 자신의 한 경기 최다인 10개의 삼진을 잡아낸 것이 박진형의 성장세를 알려주는 부분. 140㎞대 초반의 직구와 120~130㎞에 걸치는 포크볼을 섞어던지며 NC 타자들을 7회 1사까지 노히트노런으로 요리했다. 3경기 연속 선발투수의 위치를 제대로 지켜낸 셈이다.

박세웅이 시즌 시작부터 보직이 선발이었던 것과 달리 박진형은 이제 막 로테이션 한 자리를 따냈으니 두 투수의 처지는 조금은 다르다. 그러나 박진형 역시 계속해서 선발로 던져야 하는 것이 당연한 일이며 롯데 마운드의 현실이다. 롯데는 선발 마운드만 안정을 찾는다면 5할 이상의 승률을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됐지만, 최근에는 불펜진이 난조를 보이는 바람에 연패가 잦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날 박진형 등판 경기서는 3-2로 앞선 8회초 홍성민 강영식 정대현이 3점을 헌납하면서 역전패를 당했다.

그래도 선발진이 강하면 승리 확률은 높아진다. 두 젊은 투수의 성장이 반가운 이유다. 조 감독은 "젊은 선수들이 선발등판을 하고 있지만 경험과 운영능력이 부족한 상황에서 잘 되고 있는 측면과 나쁜 경험을 겪으면서 성장하고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부산=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롯데 박진형은 3일 부산 NC전에서 7이닝을 2실점으로 막아내며 선발로서의 입지를 다시 한번 다졌다. 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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