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네소타 박병호, 시즌 12호포에 담긴 의미

기사입력 2016-06-19 07:12


메이저리그 미네소타 트윈스의 박병호(30)가 홈런포로 약점 극복의 계기를 만들었다. 긴 부진을 날려버리는 홈런이 드디어 터졌다.


◇경기 도중 큰 타구를 날린 박병호(가운데)가 팀 동료들의 환대를 받으며 덕아웃으로 들어가고 있다. ⓒAFPBBNews = News1
박병호는 19일(한국시각) 미국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 타깃 필드에서 열린 뉴욕 양키스와의 홈경기에 6번 지명타자로 나와 그간의 부진을 씻어내는 활약을 펼쳤다. 4회말 2점 홈런을 포함해 3타수 1안타(1홈런) 3타점 1득점을 기록했다.

특히 꼭 필요한 순간에 홈런이 나왔다. 지난 9일 마이애미 말린스전 이후 홈런 소식을 업데이트하지 못했던 박병호는 이날 팀이 1-0으로 앞선 4회말 2사후 타석에 나와 상대 선발 마이클 피네다를 상대로 달아나는 2점포를 터트렸다. 피네다가 던진 시속 96마일(약 154㎞)의 강속구를 노려쳐 우중간 담장을 그대로 넘긴 것. 이 홈런으로 박병호는 10일 만에 시즌 12호포를 추가했다.

여러모로 의미가 큰 홈런이었다. 우선 길었던 부진 탈출의 신호탄이 될 수 있다. 박병호는 무서운 장타력으로 주목을 받던 시즌 초반과는 달리 최근 들어 갈수록 타격감이 저하되는 모습을 보였다. 일찍 슬럼프가 찾아온 셈이다. 최근 지난 9일 이후 홈런이 나오지 않은 것은 물론이고, 타율도 계속 떨어졌다. 최근 15경기 타율이 겨우 1할7푼에 불과했다. 범위를 최근 7경기로 줄이면 더욱 초라해진다. 박병호가 최근 7경기에서 기록한 타율은 0.080으로 채 1할이 되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 홈런으로 슬럼프 탈출의 계기를 만들 수 있을 듯 하다.

이유는 박병호의 최대 약점으로 지적되던 강속구를 제대로 공략했기 때문. 박병호는 시즌 초반 홈런포를 활발히 가동할 때 주로 상대의 변화구에 초점을 받추고 있었다. 그러나 박병호에 관한 상대팀의 분석이 깊어져갔다. 결국 투수들은 박병호가 쉽게 쳐내는 변화구 대신에 150㎞를 넘나드는 강력할 속구를 무기로 사용했다. 박병호는 이런 공을 제대로 받아치지 못했다. 이날 전까지 150㎞가 넘는 속구를 상대했을 때의 타율이 고작 9푼6리에 그쳤었다.

그러나 박병호는 이날 피네다가 던진 96마일의 강력한 속구를 완전히 노리고 쳤다. 공이 나온 이후 반응하면 배트가 제대로 따라갈 수 없다. 그래서 박병호는 노림수 능력을 더욱 강화한 듯 하다. 이 승부에서는 박병호가 이겼다.

4회말 홈런에 앞서 박병호는 2회말 1사 2루 때에는 3B1S의 유리한 볼카운트를 지키지 못했다. 피네다의 134㎞짜리 슬라이더를 받아쳤으나 평범한 중견수 뜬공에 그쳤다. 6회말에는 지난해 두산 베어스에서 뛰었던 앤서니 스와잭을 상대해 중견수 희생플라이로 1점을 더 추가했다.

나머지 타선에서는 적시타를 치지 못했다. 6회말 세 번째 타석에서 희생플라이를 기록했으나 9회말에는 1사 후 다시 타석에 나와 당대 최강의 파이어볼러인 아롤디스 채프만을 상대해 루킹 삼진을 당했다. 결국 박병호는 이날 안타 1개를 추가해 시즌 타율이 2할4리에서 2할6리로 약간 올랐다. 하지만 이날 미네소타는 6대7로 다시 역전패를 당하고 말았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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