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 데뷔' kt 로위, 원래 실력? 지나친 긴장?

기사입력 2016-07-20 09:55


사진제공=kt 위즈

낯선 무대 첫 등판의 긴장 때문이었을까, 아니면 원래 가진 실력이 그 정도일까.

kt 위즈 입장에서는 새 외국인 투수 조쉬 로위의 첫 등판을 숨죽여 지켜봤을 것이다. 하지만 결과는 참혹했다. kt 선수단, 관계자들은 로위의 첫 투구를 보며 어떤 생각을 했을까.

kt가 야심차게 영입한 새 외국인 투수 로위. 전반기 막판 입국해 컨디션을 조절한 뒤 후반기 첫 경기인 19일 대전 한화 이글스전에 선발 등판했다. 다른 선발 요원들이 올스타 브레이크에 충분한 휴식을 취했지만, 조범현 감독이 로위를 선봉에 내세웠다는 건 그만큼 기대감이 크다는 뜻이었다. 하지만 로위는 1⅓이닝 6피안타 3볼넷 1사구 8실점의 형편없는 투구를 하고 말았다.

'멕시코 커쇼'라고 불리워 기대감이 너무 컸을 수 있다. 올시즌 한국행을 결정하기 전까지 13승3패, 평균자책점 1.65를 기록했다. 최근 10경기를 기준으로 하면 평균자책점이 1.07이다. 다승 1위, 탈삼진 1위, 평균자책점 1위 MVP급 활약이다. 하지만 멕시코 리그와 한국 프로야구는 수준 차이가 있다. 멕시코 리그의 경우 거칠고 큰 스윙을 하는 타자들이 많은 곳이다. 극단적일 수 있지만, 이해하기 쉽게 설명하면 롯데 자이언츠에서 뛰었던 카림 가르시아같은 타자가 계속 나온다고 보면 된다. 장타를 칠 수 있는 선수들이다. 그러나 그만큼 선구안 등에서는 부족하다. 투수의 제구가 어느정도 잡히고, 변화구 구사가 괜찮으면 오히려 쉽게 경기를 리드할 수 있는 조건이다. 이미 전성기가 지난 선수들이 많이 모이는 곳으로, 야구를 매우 치열하게 하지도 않는다. 비관적으로 본다면, 로위가 그 리그 특성에 유독 잘 맞아 선전할 수 있었다고 분석할 수 있다.

반대로 몇 경기 더 지켜봐야 로위의 가치를 더 정확히 평가할 수 있을 수 있다. 로위는 한화전 최고구속 148km의 직구를 뿌렸다. 슬라이더-커브-체인지업 등을 고루 섞었다. 이날 잘 안된 제구력을 떠나 슬라이더와 커브의 각은 나쁘지 않았다. 이날 경기 해설을 한 정민철, 박재홍 MBC 스포츠+ 해설위원은 "던지는 것만 봐도 이 선수가 제구력이 나쁜 투수인지, 다른 요소로 흔들리는 것인지 알 수 있다. 로위의 경우 첫 등판이라 긴장을 많이 한 듯 보인다. 제구가 크게 흔들릴 유형의 투수는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투구폼이 전반적으로 깔금한 인상을 줬고, 간간이 낮게 깔리는 공은 위력이 있었다.

로위는 마이너리그 무대도 뛰어본 경험이 없다. 진정한 프로의 무대는 이날 투구가 첫 경험이라는 뜻이다. 코리안 드림을 꿈꾸고 날아왔고, 낯선 곳에서의 첫 등판이었기에 필요 이상의 긴장을 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일단 심리적으로 밀리고 들어가는 게 눈에 보였다. 로위가 한화 타자들을 모르면, 한화 타자들도 로위를 모르는 건 같다. 하지만 로위가 먼저 위축돼 볼카운트 싸움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지 못했다. 특히, 어떤 정보를 받고 등판했는지는 몰라도 김태균-윌린 로사리오 등 중심타자들을 상대할 때 식은 땀을 더 흘리는 모습이었다. 한화 타자들은 유리한 볼카운트에서 가운데 들어오는 공을 욕심내지 않고 툭툭 맞혔다. 심리 싸움에서 한화 타자들이 이기고 들어간 게임이었다.

결론을 내면, 상대 타자들을 확실히 휘어잡을 수 있는 압도적인 구위를 가진 투수는 분명 아니다. 그렇다고 매경기 통타를 당할 유형의 투수라고 벌써 단정짓기는 힘들다. 다음 등판에서 로위에 대한 더 정확한 평가가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로위가 4일을 쉬고 24일, 일요일 경기에 나선다면 홈에서 삼성 라이온즈를 상대한다. 이 경기를 건너 뛰면 다음 주중 KIA 타이거즈와의 광주 원정경기 등판이 유력하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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