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한 역투는 '찻잔 속의 태풍'일 뿐이었다. 강렬했지만 오래가지 못했다. 한화 이글스 우완 선발 송은범이 또 5회를 넘기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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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송은범의 진짜 모습이 드러나는 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딱 한 타순이 지난 뒤 LG 타자들은 송은범을 쉽게 공략해냈다. 한화 수비진의 부실함도 송은범의 몰락을 부채질했다. 0-2로 뒤진 LG의 4회초 공격. 선두타자 김용의는 4구만에 삼진을 당했다. 이어 2번 이천웅이 송은범의 초구 슬라이더(136㎞)를 받아쳤다. 유격수 앞 땅볼이었는데, 한화 유격수 하주석이 한번 놓쳤다 잡은 뒤 1루에 송구했다. 그런데 방향이 높아 로사리오가 점프해 잡는 통에 이천웅이 세이프됐다. 바로 잡아 송구했으면 아웃이 될 타구. 기록은 내야 안타였다. 송은범의 퍼펙트가 깨진 순간.
이때부터 송은범은 흔들렸다. 박용택과 7구 풀카운트 승부 끝에 볼넷을 허용했다. 그리고 또 부실한 수비가 나왔다. 1사 1, 2루에서 히메네스가 친 타구가 좌익수쪽으로 깊숙히 날아갔다. 한화 선발 좌익수 장민석이 펜스앞에서 점프하며 글러브를 뻗었는데 타구의 방향과 전혀 맞지 않았다. 타구는 펜스 윗부분에 맞고 나왔다. 낙구 지점 판단이 정확했더라면 이 또한 잡을 수 있었다. 그러나 안타가 되면서 1사 만루가 됐다.
대전=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