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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운은 손시헌의 몫이었다. 공룡 군단이 마지막에 웃었다.
선발 에릭 해커가 5이닝 5실점으로 물러난 후 두번째 투수 임정호가 아웃카운트 2개를 깔끔하게 처리했다. 이후 이민호와 원정현이 각각 1⅓이닝, 1이닝을 무실점으로 틀어 막아 리드를 지켰다.
무실점 릴레이가 이어지고 있었지만, 마무리 임창민이 피홈런에 고개를 떨궜다. 여전히 NC가 1점 앞선 9회초. 대타 신성현에게 중월 동점 솔로포를 허용한 것이다. 가장 깊숙한 가운데 담장을 향해 날아가던 타구가 그물에 끼이는 홈런이 되면서 승부는 9회말까지 이어졌다.
선두 타자를 2루까지 내보낸 한화는 작전을 펼쳤다. 먼저 테임즈 고의 4구로 1루를 채웠다. 마무리 정우람이 무사 1,2루에서 나성범과 모창민을 범타로 잡아내 9부 능선은 넘는듯 했다.
그리고 한화 벤치의 마지막 선택은 만루 작전. 2사 1,2루에서 이호준 대신 손시헌과의 승부를 선택했다. 또 하나의 고의 4구로 만루를 채우고 하위 타선을 상대해 실점 없이 이닝을 마치겠다는 계산이었다.
하지만 끝내기 드라마의 주연은 손시헌이었다. 2사 만루에서 정우람을 상대로 좌측 펜스 상단을 때리는 끝내기 안타로 NC의 승리를 완성했다. 한화의 계산을 모두 벗어난 결말이었다.
지난달 5일 대전 한화전에서 갈비뼈 골절 부상을 입었던 손시헌은 한달의 재활을 거쳐 1군에 복귀했다. 당시 갈비뼈를 맞췄던 카스티요가 공교롭게도 복귀전 선발 투수였다. 김경문 감독은 '트라우마'를 고려해 손시헌을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했다. 6회초 대수비 교체 투입 후 첫 타석에서 삼진을 당했을 때까지만 해도 감이 돌아오지 않은듯 했다. 그러나 가장 필요할 때 터진 생애 4번째 끝내기 안타로 패배 위기에 놓였던 팀을 구했다. 흠 잡을데 없는 복귀전이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