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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장을 앞둔 FA(자유계약선수) 시장. 올해는 유난히 A급 FA가 많다보니, 이곳저곳에서 4년 기준 100억원 얘기가 나온다. 외부 FA 영입은 즉시 전력을 단번에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이다. 물론, 투자에 따른 비용을 감수해야 한다. 반드시 성공으로 이어지는 것도 아니고, 장기계약에 따른 부담이 있다. 이 때문에 수준급 외국인 선수 영입으로 눈을 돌리는 팀도 있다. 투자대비 효과,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비)를 따져봐야하는 시대. 가장 효율적인 투자는 유망주 육성이다. 지난 몇 년간 넥센 히어로즈, 두산 베어스가 이를 잘 보여줬다.
신재영과 대척점에 서 있는 투수 중 한 명이 KIA 타이거즈 우완 윤석민이다. 지난해 3월 볼티모어 오리올스에서 복귀한 윤석민은 계약금 40억원, 연봉 12억5000만원, 4년간 총액 90억원에 사인했다. 역대 FA 투수 최고 대우이고, 어디까지나 구단 발표 금액이다.
윤석민은 2016년 시즌에 16경기에 나서 2승2패1세이브6홀드, 평균자책점 3.19를 찍었다. 시즌 초반 어깨 부상으로 빠졌다가 후반기에 복귀해 31이닝 동안 516개의 공을 던졌다. 피말리는 순위경쟁이 펼쳐진 시즌 막판 불펜에 힘을 보탰다고 해도, '몸값'에 한참 못 미치는 성적이다. 계약금을 포함한 평균 수령액이 아닌 연봉 12억5000만원 기준으로 투구 1개당 242만원, 1이닝당 4032만원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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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LG 트윈스 외야수 이병규(등번호 9번)는 연봉이 8억원인데, 1군 경기 1게임에 나서 1안타를 때렸다. 시즌 내내 2군에 머물다가 정규시즌 마지막 경기에 타석에 섰다. LG가 이병규의 1군 경기 안타 1개에 8억원을 쓴 셈이다. 이병규는 올시즌 팀 리빌딩, 세대교체 등 여러가지 이유로 1군 엔트리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는데, 어디까지나 기록으로만 따져본 수치다. 이병규는 2013년 시즌 종료 후 트윈스와 3년간 총액 22억5000만원에 두 번째 FA 계약을 했다.
주로 2군에 있었던 두산 내야수 홍성흔도 최저점을 찍었다. 17경기에 출전해 타율 2할5푼(40타수 10안타), 5타점, 4득점. 연봉 4억원이 믿겨지지 않는 성적이다. 두산이 그에게 안타 1개당 4000만원, 타점 1개당 8000만원을 내준 셈이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