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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두산 트레이드 다시 보기 어렵나?

민창기 기자

기사입력 2017-04-20 22:57


두산 베어스 소속이던 2008년 구단 미디어데이에서 포즈를 취한 김용의. 스포츠조선 DB

LG 트윈스 시절 김상호의 타격 모습. MBC 청룡에서 프로 생활을 시작한 김상호는 OB로 이적해 1995년 홈런왕에 올랐다. 스포츠조선 DB

2011년 8월 21일 잠실 한화 이글스전에 시구를 한 김상호가 관중석을 향해 인사하고 있다. 스포츠조선 DB

올해들어 벌써 네 차례 트레이드가 이뤄졌다. 정규시즌 개막에 앞서 '넥센 히어로즈-NC 다이노스'가 문을 열더니, 'KIA 타이거즈-SK 와이번스', '한화 이글스-두산 베어스', '롯데 자이언츠-kt 위즈'가 뒤를 이었다. LG 트윈스와 삼성 라이온즈를 제외 한 8개 팀이 '카드'를 던졌다. 물론, 한쪽이 손해를 감수하고 나서는 경우는 없다. 구단이 트레이드에 나서는 이유는 딱 하나, 부족한 부분을 메워 좀 더 강한 전력을 만들기 위해서다. 묻혀있던 자원을 활용한다는 점에서 선수와 구단, 리그 전체에 도움이 된다. 트레이드의 성패는 3~4년 이상 장기적으로 보고 평가해야겠지만, 당장 가시적인 효과를 확인할 수도 있다. 최근 트레이드를 통해 이적한 선수들이 새 팀에서 좋은 활약을 해주고 있다. SK처럼 트레이드가 팀 전체 분위기까지 바꿔놓은 사례도 있다.

KBO리그가 출범한 1982년, 삼성 내야수 서정환이 해태로 이적한 후 수많은 트레이드가 이뤄졌다. 새 팀에서 자리잡은 선수도 많았고, 잠재력을 활짝 꽃피운 선수도 많았다. 가장 가깝게는 '만년 유망주' 박병호가 2011년 7월 LG에서 히어로즈로 옮겨 홈런 타자로 거듭났다. 히어로즈에서 출전 기회를 잃은 서동욱은 지난해 4월 타이거즈로 이적해 주축 전력이 됐다.

트레이드를 어렵게하는 장애물은 거의 사라졌다. 과거에는 구단 차원에서 육성하는 유망주, 주축 선수는 논외로 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요즘엔 '불가 선수'가 사실상 사라졌다. 부족한 부분을 채워줄 '카드'만 맞으면 거래가 이뤄진다. 한 구단 관계자는 "구단간에 합의가 이뤄지면 구단 사장선에서 결정이 난다. 구단이 전적으로 맡아 하는 분위기다.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구단주에겐 사후 보고 한다"고 했다.


두산 베어스 시절 이성열. 그는 LG에서 데뷔해 두산, 넥센을 거쳐 현재 한화 소속으로 있다. 스포츠조선 DB
그래도 제약이 완전히 사라진 건 아니다. 잠실구장을 홈구장으로 함께 사용하고 있는 '서울 라이벌' LG, 두산이 그렇다.

트윈스가 출범한 1990년부터 양팀간 트레이드는 세 번, LG 전신인 MBC 청룡 시절까지 포함하면 네 번뿐이다. 1990년 1월 22일 OB 최일언과 LG 김상호가 유니폼을 바꿔 입었다. 9년 뒤인 1999년 1월 22일, 두산 소속이던 김상호 류택현이 LG로 갔다. 이후 9년 만인 2008년 6월 3일 두산 이재영 김용의와 LG 이성열 최승환이 건너편 덕아웃으로 이동했다. 공교롭게도 9년의 시간을 두고 같은 날 발표가 났다. 이재영 이성열 최승환은 이후 다른 팀으로 이적했지만, 김용의는 LG 외야수로 뛰고 있다.

2008년 2대2 트레이드 후 9년이 흘렀다. 두산 관계자는 "팀에 도움이 된다면 트레이드를 못 할 이유가 없다. 예전보다 장애물이 많이 없어졌다. 하지만 상대가 LG라면 의식을 안 할 수 없다"고 했다. 트레이드 관련자라면 누구나 부담을 안고 간다. 영입한 선수가 부진하고, 내준 선수가 잘 하게 되면 따가운 눈총을 받게 된다. 더구나, 상대가 라이벌 팀이라면 더 그렇다.

LG-두산간의 선수 교환을 다시 볼 수 있을까. 두 팀이 트레이드에 나선다면, 큰 이슈가 될 것이고, 흥행에도 도움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양팀간의 이해득실이 맞아떨어져야 가능한 일이다. 한 구단 관계자는 "자기 선수는 크게 보면서 이득만 보려면 트레이드는 불가능하다. 조금 손해본다는 생각을 갖고 협상에 임해야 한다"고 했다.


류택현은 1999년 두산 베어스에서 LG 트윈스로 이적해 2014년까지 뛰었다. 스포츠조선 DB
그런데, 올시즌 두 팀의 투타 전력을 보면, 서로 아쉬운 부분을 채워줄 자원을 보유하고 있다. 두산은 불펜이 불안하고, LG는 중심타선이 약한데, 베어스는 좋은 타자가 많고, 트윈스는 중간투수가 풍부하다. 트레이드 여건이 된다는 얘기다. 양팀이 전향적으로 나선다면, '윈-윈 트레이드'가 가능하다.


일단, 양상문 감독은 신중하다. 그는 "지난 겨울 우리 팀은 FA를 두고 사실상 삼성과 트레이드를 하지 않았나"라고 했다. 지난 시즌 종료 후 LG 우규민이 삼성으로 가고, 삼성 차우찬이 LG로 이적한 걸 말한다. 우규민과 차우찬과 함께 보상선수로 최재원(삼성)과 이승현(LG)이 사실상 유니폼을 맞바꿔 입었다.

올시즌 LG-두산간의 트레이드를 볼 수 있을까.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

◇LG-두산 맞트레이드 사례

1985년=이종도(MBC) → OB

1990년=최일언(OB) ↔ 김상호(LG)

1999년=김상호 류택현(두산) → LG

2008년 이재영 김용의(두산) ↔ 이성열 최승환(L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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