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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프로야구도 우승팀 선수단이 청와대에 방문하는 추억을 만들 수 있을까.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도 야구장을 찾을 계획이었다. 23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빅매치 LG 트윈스-KIA 타이거즈전 관전을 위해 직접 티켓을 예매했다. 야구장을 찾은 관중들과 직접 스킨십을 나눌 수 있는 기회였다. 하지만 다른 일정 때문에 경기장을 찾진 못했다. 오랫동안 사회인 야구를 해 온 유 후보는 야구광으로 알려졌다. 유 후보는 야구 명문 경북고 출신이다.
심상정 정의당 후보 또한 고 최동원 한화 이글스 2군 감독 관련 다큐멘터리에 출연할 정도로 야구와 인연이 있다. 심 후보는 2014년 롯데 선수단 불법 CCTV 사건이 터졌을 때 선수 인권 차원에서 성명을 발표하기도 했다.
정치 지도자 중에서 특정 프로팀을 응원한다고 밝힌 인사는 많지 않다. 야구를 좋아하지 않을 수도 있겠지만, 지역 정서상 적극적으로 나서지 어려운 분위기가 있다. 특정 지역에 연고를 둔 프로팀을 응원하면 전국적인 표심을 잃을 가능성이 있어 조심스러울 것이다.
미국은 우리와 많이 다르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시카고 화이트삭스 사랑은 이미 널리 알려졌다. 지난해 월드시리즈 우승팀 시카고 컵스 선수들을 백악관으로 초청한 자리에서 "나는 화이트삭스 팬들 중 최고의 컵스 팬"이라는 위트 넘치는 코멘트를 하기도 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골프, 미식축구, 야구, 종합격투기를 가리지 않는 스포츠 마니아다. 예일대 야구부 출신인 아버지 조지 부시 전 대통령은 메이저리그 텍사스 레인저스 구단주를 지냈다.
미국에서는 스포츠와 정치는 철저히 별개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컵스 선수들을 초청해 "스포츠는 국민을 하나로 묶을 수 있고 화합의 매개가 된다"고 강조했다. 한국에는 아직 이런 문화가 자리잡지 못했다. 역대 대통령들이 프로야구 정규시즌, 올스타전, 한국시리즈 때 시구를 한 정도다. 주요 인사 중에선 정운찬 전 국무총리가 두산 베어스 열성팬으로 알려져 있다.
새 대통령이 야구 뿐 아니라 국내 프로 스포츠 우승팀을 청와대에 초청해 축하를 하면 어떨까. 대통령이 직접 관심을 나타내면 프로 스포츠 산업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대통령이 직접 축하를 해준다면 구단 관계자, 선수단도 큰 자부심을 갖게 될 것이다.
새 대통령은 어떤 모습을 보여줄까.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