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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말 8초'라 했다.
7년간 3차례 수술을 받고 재활을 한 조정훈은 지난달 중순 돌아와 불펜의 핵심 요원으로 자리를 잡았다. 그러나 시간이 흐를수록 지친 기색이 보인다. 복귀 후 9경기에 등판한 조정훈이 실점을 한 것은 두 번째다. 지난달 27일 부산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의 경기에서도 3-3이던 9회초 마운드에 올라 5타자를 상대로 3안타와 1볼넷을 내주며 3실점해 패전을 안았다.
조정훈은 직구와 포크볼, 커브 세 구종으로 승부하는 투수다. 14승을 올린 2009년에도 그런 투수였다. 직구는 140㎞대 초중반, 포크볼은 130㎞ 중반, 커브는 120㎞ 안팎에서 형성된다. 특히 조정훈의 포크볼은 낙차가 커 타자들이 쉽게 속는다. 포크볼을 던지는 다른 투수들보다 손가락을 크게 벌려 공을 끼운다. 하지만 포크볼은 제구가 되지 않고 높은 코스로 들어가면 배트 중심에 걸릴 확률이 높은 구종이다. 게다가 직구와 포크볼 중심의 볼배합은 읽히기도 쉽다. 이같은 유형의 투수에게는 볼끝의 무브먼트, 포크볼의 낙차, 그리고 정확한 제구가 필수다.
조정훈은 복귀 후 연투를 하지 않고 있다. 7년간 세 번 수술을 받은 투수에 대한 벤치의 방침이다. 투구이닝도 웬만하면 1이닝으로 제한받는다. 그런데 이날 조정훈은 복귀 후 가장 많은 34개의 공을 던졌다. 이미 투구수 20개가 넘어갈 무렵부터 지친 표정이었고, 포크볼 제구도 높은 코스에서 형성됐다. 더위는 올여름 들어 가장 지독했다.
조정훈이 무너지면서 롯데는 '7말 8초'에 중요한 두 경기를 놓쳤다. 지난달 27일 한화전과 이날 LG전은 그 어느 경기보다 패배의 충격이 컸다. 필승조의 핵심인 조정훈의 활용과 맞물린 문제이기 때문이다. 이 기간 롯데는 6경기에서 1승5패로 하락세에 빠져 어렵게 맞춰놓은 5할 승률이 무너지고, 5위 넥센 히어로즈와의 승차도 5경기로 벌어졌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