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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를 바꿔봐도, 타순을 바꿔봐도 답이 나오지 않는다. 산을 오를 힘은 점점 떨어지는데, 더 넘기 힘든 고개들이 LG 트윈스를 기다리고 있다.
LG 타선의 하락세는 NC 2연전 문제 만이 아니었다. 후반기 들어 계속해서 타선 침체가 이어졌다. 전반기 잘해주던 이형종, 이천웅, 양석환 등의 힘이 떨어지며 타선 밸런스가 완전히 무너진 결과였다.
그런데 NC 2연전은 더 심했다. 계속 안맞다 보니 선수들이 조급한 건지, 아니면 다른 이유로 의욕이 떨어진 건지 정확히 알 수 없지만 이전보다 더 심각한 야구를 했다. 대부분 타자들이 초구, 2구에 방망이를 내돌리는 데, 공을 맞추겠다는 집녑이 크게 보이지 않았다. 일단 돌리고 보자는 식의 스윙이 대부분이었다. 그나마 타선을 지탱해주던 박용택마저 무기력하자 LG의 경기력은 한 없이 추락했다. NC 투수들이 너무나 편안하게 공을 던졌다.
하나 둘, 안맞다 보니 조급증이 무섭게 번진다. '여기서 내가 못치면 큰일'이라는 생각을 다같이 하게 되면 그게 집단 무기력증으로 이어진다.
장타 부족에 대한 지적도 선수들의 스윙을 크게 만든다. 시즌이 끝나가는 마당에, 원래 장타를 못치던 팀이 갑자기 큰 타구를 뻥뻥 칠 수 없다. 주변 지적이 따르더라도, 자신들이 해온 야구를 끝까지 이어가야 한다. 최근 LG 타자들의 스윙이 매우 커졌다. 어떻게든 맞혀 살아나가겠다는 타격은 안익훈 정도만 하고 있다. '모 아니면 도' 식의 스윙에 출루율이 떨어지고, 전반기 LG를 지탱했던 '뛰는 야구'도 최근에는 사라졌다.
어떤 방법을 써도 안됐다. 이제는 마지막 승부수를 던져야 한다. 좌투수-우투수에 맞춰 선수들을 내보내는 '좌-우 놀이'를 지양하고, 최상의 베스트 라인업으로 고정해 주전들이 경기 감각을 찾도록 해야한다. 장타가 안나오면, 어떻게라도 상대를 흔드는 야구를 해야한다. 죽기 두려워 뛰지도 못하고, 작전도 못건다면 오히려 상대에 더욱 좋은 먹잇감이 된다.
▶운명의 한 주, 여기서 시즌 농사 성패 갈린다.
LG는 5위 넥센 히어로즈와 3경기 차이다. 분위기도 좋지 않은 가운데, 험난한 일정이 기다리고 있다. 먼저 선두 KIA 타이거즈와 2연전을 치른다. KIA가 3일 넥센에 충격의 역전패를 당했지만, 그래도 KIA는 KIA다. 양팀의 타력 차이가 크게 난다. 그나마 위안인 건, 상대 원투펀치 양현종-헥터 노에시를 만나지 않는다는 것.
그 다음 2연전이 제일 중요하다. 넥센과의 2연전이다. 이 2경기를 다 잡지 못한다면 정말 어려워진다. 사활을 걸어야 한다.
이 2경기 결과가 좋다고 해도 끝이 아니다. 잠실 라이벌 두산 베어스와의 2연전이 기다리고 있다. 늘 부담스러운 상대다.
이 한 주 성적에 따라 LG의 시즌 성적이 대략적으로 판가름날 듯 하다. 가을야구에 대한 희망을 살리느냐, 아니면 시즌을 접느냐의 기로다. 그나마 다행인 건, 계속 서울에 머물며 경기를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체력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