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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성적은 공격보다는 수비, 즉 마운드의 힘에 의존한다. 마운드가 안정적인 팀이 상위권을 점하는 건 당연한 현상이며, 때문에 모든 팀들이 같은 값이면 타자보다는 투수 영입에 힘을 기울인다.
일본 프로야구의 경우 센트럴리그 1위 히로시마 도요카프는 팀 ERA가 3.39로 3위지만, 이 부문 1위 한신 타이거즈(3.30)와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 퍼시픽리그 선두를 달리고 있는 소프트뱅크 호크스는 팀 ERA 3.06으로 리그 1위다.
메이저리그에서도 팀 ERA가 좋은 팀이 성적도 좋다. 4일 현재 전체 승률 1위 LA 다저스는 팀 ERA도 3.25로 압도적인 1위다. 아메리칸리그 각 지구 1위인 보스턴 레드삭스(3.74), 클리블랜드 인디언스(3.51), 휴스턴 애스트로스(4.15)도 모두 해당 지구서 팀 ERA 1위에 올라 있고, 내셔널리그 동부지구 1위 워싱턴 내셔널스(3.86) 역시 이 부문서 지구 1위다. 내셔널리그 중부 1위 시카고 컵스가 팀 ERA 4.02로 해당 지구서 2위일 뿐, '팀 ERA 1위=승률 1위' 공식이 통하고 있다.
또 하나 KIA 불펜진의 불안감으로도 설명된다. KIA는 선발 ERA가 4.39로 LG(4.15) 다음으로 좋다. 그러나 불펜 ERA는 5.54로 7위에 불과하다. 불펜투수들이 경기마다 심한 기복을 보이고 있는 것인데, 지난 3일 넥센 히어로즈전에서 7-1로 앞선 9회말 7실점하며 역전패를 당한 게 대표적인 사례다. KIA가 마운드 총력전을 펼쳐야 하는 포스트시즌서 고전할 가능성이 높은 이유다.
반면 LG는 타선 자체가 약하다. 팀타율은 2할8푼3리로 평균 수준이지만, 경기당 평균 득점은 4.87점으로 9위, 팀홈런은 89개로 최하위다. 찬스에서 집중력이 부족하다. 경기당 평균 실점 4.63점과 비교해 보면 시즌 내내 5할대 초반 승률을 벗어나지 못한 이유를 알 수 있다.
전반기 7위에 처져 있던 롯데는 후반기 들어 무서운 상승세를 타며 포스트시즌 진출을 기정사실로 어필하고 있다. 선발과 불펜할 것 없이 안정적인 투수력이 원동력으로 꼽힌다. 타선도 집중력이 으뜸이다. KIA와 LG가 어느 한 쪽에서 불안감을 나타내는 것과 대조적이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