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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키 몬스터' 애런 저지, MLB 루키 최다홈런 쐈다

이원만 기자

기사입력 2017-09-26 12:54


등번호 99의 '양키 몬스터'가 7회말 타석에 나왔다. 4만여 명의 관중은 숨을 죽인 채 그의 승부를 지켜본다. 역사는 새로 쓰여지게 될까.

볼카운트는 2B1S, 캔자스시티 로얄스 구원투수 트레버 케이힐이 던진 4구째 체인지업이 무시무시한 스윙의 한복판에 걸려들었다. 관중들의 함성이 시작되는 것과 거의 동시에 타구는 좌중간 담장 너머로 사라졌다.


메이저리그 뉴욕 양키스의 신인 거포 애런 저지가 25일(한국시각) 메이저리그 루키 최다홈런 신기록을 달성했다. 저지는 이날 미국 뉴욕 양키스타디움에서 열린 캔자스시티 로얄스와의 홈경기 때 3회말 투런 홈런에 이어 7회말 솔로홈런으로 시즌 50번째 홈런을 기록했다. 이로써 저지는 1987년 마크 맥과이어(당시 오클랜드)가 세운 49개의 역대 신인 최다 홈런 기록을 30년 만에 경신했다. 7회말 스윙 후 홈런 타구를 바라보는 저지. ⓒAFPBBNews = News1
메이저리그 뉴욕 양키스의 애런 저지가 멀티 홈런을 몰아치며 메이저리그 역사를 새로 썼다. 저지는 26일(한국시각) 뉴욕 양키스타디움에서 열린 캔자스시티전에서 2개의 홈런을 날려 지난 1987년 마크 맥과이어가 오클랜드 어슬레틱스 유니폼을 입고 달성한 메이저리그 루키시즌 최다 홈런 기록(49개)을 갈아치웠다. 7회말 두 번째 홈런이 새 역사의 탄생을 알리는 축포였다.

앞서 저지는 1-0으로 앞선 3회말 1사1루 때 투런포를 쏘아올려 맥과이어의 종전 기록과 어깨를 나란히 한 바 있다. 풀카운트에서 상대 선발 제이콥 주니스가 던진 6구째 93마일 패스트볼을 밀어쳐 우중간 담장을 넘겼다. 맥과이어 이후 30년만에 나온 신인 최다홈런 타이 기록. 그러나 저지는 멈추지 않았다.

5회 삼진으로 물러난 저지는 6-3으로 추격을 당하던 7회말 솔로 홈런을 날려 승기를 굳히는 동시에 메이저리그 역사의 이정표를 새로 올렸다. 메이저리그 사상 처음으로 루키 시즌 50홈런 고지를 밟은 저지는 양키스 팀 역사에도 이름을 남기게 됐다. 베이브 루스(4회), 미키 맨틀(2회), 로저 매리스, 알렉스 로드리게스에 이어 다섯 번째로 한 시즌 50개 이상 홈런을 친 타자가 됐다.

새 역사를 쓴 저지는 7회 홈런 이후 덕아웃에서 그라운드로 나와 관중들의 환호에 커튼콜로 화답했다. 사실 저지는 아마추어는 물론, 마이너리그에서도 커튼콜을 해본 적이 없다. 영광의 순간을 어떻게 팬과 교감해야 할 지 모르는 저지를 그라운드로 다시 내보낸 건 팀 동료들이었다. "너 (그라운드로) 나가야 돼."라며 등을 떠밀었다.

무지막지한 괴력으로 새 역사를 썼지만, 아직도 신인의 순수함이 남아있는 모습이다. 이런 저지는 과연 올해 어디까지 기록을 이어갈 수 있을까. 이날까지 156경기를 치른 양키스는 이제 정규시즌 6경기를 남겨두고 있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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