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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뷔 11년만에 한국 최고의 프로야구 선수가 된 양현종. 그는 6일 인터컨티넨탈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KBO 시상식에서 압도적인 지지로 MVP에 오른 뒤 시상식 직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담담하게 자신의 소감을 말했다. 시상식에서 "내년에도 KIA 유니폼을 입도록"이라고 말하며 사실상 KIA 잔류를 선언한 것에는 "구단에 메시지를 전한 것"이라고 했다.
항상 성적으로는 부족한 점이 있었다. 평균자책점이 괜찮으면 승리가 부족하고 승리가 괜찮으면 평균자책점이 부족하거나 이닝이 부족하고 그랬다. 올시즌엔 20승을 했지만 평균자책점이나 그런 면에서는 부족했기 때문에 MVP를 받았지만 내 스스로는 부족한 것 같다. 스스로가 뿌듯했던 해는 2015년 평균자책점상 받으면서 스스로도 한단계 발전됐던 것 같다.
-올스타전에서 정규리그 MVP 받고 싶다고 했었는데. 그때 그 얘기를 할 때 어느 정도의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했나.
-정규시즌과 한국시리즈 MVP 동시 수상을 했는데.
한국시리즈 때는 가을야구에서 성적이 너무 안좋아서 만회를 하고 싶었다. 운이 좋게 동시 MVP가 됐는데 2개를 놓고 본다면 정규시즌 MVP받을 때가 더 뿌듯한 것 같다. 한국시리즈는 잔치고 단기전, 그 순간만 집중하면 없는 힘이 나올 것 같은데 정규시즌은 길고 힘들고 지치는데 끝날 때까지 좋은 성적을 유지했기 때문에 정규시즌 MVP가 감회가 새로운 것 같다.
-MVP 투표에서 팀동료 3명이나 5위 이내 들었다. 팀 동료중에서 좋은 선수가 많은 것이 어떤 시너지 효과를 얻었나.
20승을 할 수 있었던 이유는 헥터 선수가 선의의 경쟁을 하면서 20승을 했기 때문이었다. 헥터 선수에게 지지 않으려 했었다. 확실히 동기 부여가 됐었다. 한번 온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았고, 다승왕에 올라야 MVP 후보에 오를 수 있었다. 선의의 경쟁으로 자극이 됐었다. 플러스 요인으로 팀이 계속 이겼기 때문에 헥터 선수가 없었더라면 내 스스로도 커리어에 만족했을텐데 경쟁을 하면서 뜻깊은 상을 받게 된 것 같다
-1남1녀인데 아들을 야구선수로 키울 생각은.
일반인들이 보기엔 스포츠중에 쉬운 직업으로 보이는 것 같다. 11년차인데 11년하면서 책임감, 부담감, 긴장감 등 여러가지를 겪고 실패했었다. 아들한테는 이런 마음고생을 시키고 싶지 않다. 반대하는 입장이다. 운동 신경이 닮았다면 오른손잡이라면 왼손잡이로 바꿔서 시킬 수도 있다. 하지만 부담, 스트레스를 물려주긴 싫다.
-2009년 우승을 했고, 8년만인 올해 정규시즌 MVP가 됐는데 원동력이 있다면.
경험이 가장 중요한 것 같다. 성적도 좋지 않았지만 조범현 감독님이 기회를 많이 주셔서 여유있는 경험을 쌓았고, 실례일 수 있지만 그 누구보다 노력을 많이 했던 것 같다. 코치님들과 호텔 옥상에서 30∼40분동안 밸런스 잡는 연습을 했었다. 몰래 외출하는 선수가 있었지만 내 스스로 자극을 줬다. '저 선수가 밖에서 놀 때 난 연습한다. 누가 정상에 서는지 보자'하는 독기가 있었다. 2008, 2009년엔 정말 노력을 많이 했다. 시즌 중에도 마찬가지로 팀 주축선수고 몸관리가 중요하지만 안좋을 때 연습하면서 알아야 하기에 연습을 많이 하는 편이다. 어린 선수나 후배들이 지금에 만족하지 말고 연습하고 전력분석을 꾸준히 노력한다면 한단계 더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이제 이룰게 더 남았나.
개인적으로 이루고 싶은 것은 탈삼진 왕이다. 아직도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 탈삼진왕은 은퇴전에 꼭 해보고 싶다. 그리고 영구결번이 큰 꿈이고 목표다. 팀으로선 2009년 우승했을 때가 12년만이었고, 올해는 8년만에 우승이다. 앞으로 2년, 3년, 4년 연속 우승해서 강팀으로, 상대가 볼 때 껄끄러운 팀, 힘들구나라는 이미지를 가질 수 있도록 꾸준히 성적을 내는게 팀으로서 가장 큰 목표다.
-시상식 때 내년에도 KIA 유니폼이라고 말했는데 구단과 어느 정도 얘기되고 있나.
아직까지 구단과 얘기한 것은 없다. 확신을 가지고 말한 이유는 단장님도 계셨고, 프런트도 계시는 앞에서 내 의사를 밝힌 것이다. 내년에도 KIA와 함께 하고 싶은 마음에 단장님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다른 팀 유니폼을 입은 상상도 했지만 어울리지 않을 것 같고 희박할 것 같다. 팬분들이 주셨던 사랑으로 우승했는데 팀 분위기도 너무 좋기때문에 우승을 위해 남고 싶은 마은이 우러나서 단장님께 메시지를 보냈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