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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투수들이 줄줄이 아프다. 과연 대표팀 때문일까.
지난 시즌 20세이브를 거둔 삼성 라이온즈의 장필준이나 KIA 타이거즈의 4선발 임기영 등도 부상으로 정상적으로 개막전에 합류하지 못한 상황이다. 다행히 큰 부상은 아니지만, 팀 입장에서는 하루 빨리 완벽한 컨디션으로 돌아오길 기다리고 있다.
30세인 장필준을 제외하고, 나머지 선수들은 모두 20대 초중반의 기대주들이다. 그리고 공교롭게도 개막 초반 난조를 보이는 젊은 투수들은 지난해 11월 열린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대표팀에 다녀왔다는 공통점이 있다. 때문에 몇몇 관계자들은 "비시즌에 대표팀 일정을 소화한 것이 무리가 된 것이 아니냐"며 우려를 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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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히려 144경기 체제가 젊은 투수들에게 무리가 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두산 김태형 감독도 25일 삼성전을 앞두고 "경기수를 줄여야 한다. 젊은 투수들 중에 풀타임으로 3년을 버티는 경우가 많지 않다. 4선발을 꾸리기도 힘들다. 이대로 간다면 점점 더 외국인 선수들에게 의존할 수밖에 없다"며 강하게 어필했다.
경기수에 대한 공감은 다른 감독들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감독자 회의에서 이같은 내용을 KBO에 전달한다고 해도, 결국 최종 결정은 이사회에서 내려지기 때문에 쉽지 않다. '역대 최다 관중 신기록', '연속 800만 관중 돌파' 등 흥행 타이틀에 욕심을 내다보니 경기수를 줄이기 쉽지 않다.
144경기 체제는 kt 위즈의 1군 첫 진입 년도인 2015시즌부터 시행됐다. 이보다 앞선 2014시즌부터는 종전 외국인 선수 2명 보유-2명 출전에서 3명 보유-2명 출전으로 변화를 줬다.
하지만 현재 우리야구의 실정에서 144경기는 지나치게 많은 것이 현실이다. 메이저리그 25인 로스터와 비교해서는 안된다. 선수층이 메이저리그는 물론이고, 일본과 비교해도 훨씬 차이가 난다. 외국인 선수 보유-출전 제한을 더 늘린다고 해도 장기적인 관점에서 도움이 될지는 미지수다.
KBO리그가 공생하기 위해서는 결국 국내파 '스타 플레이어'들을 꾸준히 배출해야 한다. 당장 관중수의 허상에 빠져 무리한 운영을 해서는 안된다. 반드시 현장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하는 이유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