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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자이언츠의 고공비행이 계속되고 있다.
번즈의 올 시즌 현재까지 타율은 2할7푼1리(446타수 121안타)다. 외국인 타자라는 타이틀에 걸맞는 활약상과는 기대가 먼 수치. 지난 6월 한 달간 타율 3할8푼5리(96타수 37안타)로 반짝 활약 뒤 계속 하향세다. 7월엔 3할1리(73타수 22안타)로 3할대 타율을 유지했지만, 8월엔 2할3푼8리(42경기 10안타)로 미끄러진데 이어, 9월을 1할대에서 마감했다.
조원우 롯데 감독은 그동안 번즈에게 꾸준히 기회를 부여해왔다. 개막 후 5월까지 두 달간 누적 타율이 2할3푼9리에 그치던 상황에서도 '재정비'를 위해 4월 중반 열흘 간 2군에 내려보낸게 전부였다. 언젠간 해줄 것이라는 믿음이 바탕에 깔려 있었다. 번즈는 6월 한 달간 맹타를 휘두르면서 조 감독의 기다림에 화답했다. 하지만 그때 뿐이었다.
왜 이런 결정이 이어지고 있을까. 타격 부진이 첫 손에 꼽힌다. 5강 진입을 위해 잔여 경기 일정에서 1승이 간절한 롯데의 상황상 부진한 타자를 계속 기용할 순 없는 노릇. 그동안 수비에서 호평을 받아온 번즈지만 최근 타격 부진 속에 팀 공격의 맥을 끊는 모습을 자주 노출했다는 점에서 칼을 빼들 수밖에 없었다.
훌륭한 대안의 등장도 번즈의 입지를 축소시켰다. '멀티 포지션'이 가능한 전병우가 주인공. 동아대 시절 2루수로 주로 활약했던 전병우는 지난 2015년 롯데 입단 후 3루 보직을 맡았다. 하지만 최근 들어 3루 뿐만 아니라 2루수 자리에서도 활약하는 모습이 종종 눈에 띄고 있다. 지난달 26일 사직 NC 다이노스전에서 번즈 대신 2루수로 기용된 것을 시작으로, 꾸준히 선발과 백업을 오가고 있다. 전병우는 지난달 4일 1군 등록 후 19경기서 타율 4할1푼(39타수 17안타), 3홈런 11타점의 맹타를 휘두르는 것 뿐만 아니라 안정된 수비를 펼치면서 롯데의 반전에 힘을 보태고 있다.
번즈는 지난해 후반기 롯데에 합류해 5년 만의 가을야구에 힘을 보탰다. 올 시즌 재도전의 기회를 받았지만 쌓인 실망감은 너무 크다. 최근의 흐름이 계속된다면 번즈의 설자리는 점점 좁아질 수밖에 없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